we become what we think about
글을 쓰다 잠시 멈추고, 책상 옆에 있는 책 하나를 펼쳐 읽었다. 그리곤 내가 쓴 글을 모두 지워버렸다.
그간, 쉬지 않고 일을 하는 탓에 집에 오면 씻고 잠들기 바빴다. 한마디로 몸이 고단했다. 그래도 책은 조금씩이라도 읽다가 잠이 들곤 했는데, 글까지 쓸 여력은 없었다. 몇 번을 써보려고 시도했지만, 노트북 모니터만 보면 무겁게 떨어지는 눈꺼풀을 이겨낼 장사는 아니었던 나였다.
9월이 되자, 날씨도 선선해지고, 내게도 약간의 여유를 찾아왔다. 그래서 전에 틈틈이 써오던 글을 쓰기로 했다. 한참을 집중해서 쓰다가, 후반 마무리 작업만 완성하면 마무리되는 상태에서 잠시 머리를 식힐 겸 책상 옆에 있는 책을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었다.
읽는 시작의 순간부터 책이 이끄는 대로 이끌려 책에서 보여주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아!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는 걸 잊고 지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을 덮고 다시 나의 글을 보았다. 작가의 글을 읽은 후 읽은 나의 글은 대조해 보니 정말 아무 말이나 끄적인 수준의 글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내용도 없고 깊이도 없고,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모든 부분을 선택하고 delete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찬찬히 그와 나의 글이 무엇이 다른지 생각을 해 보았다. 그가 묘사한 보스턴의 계절이 나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되었고, 그가 걷던 가을 낙엽이 한쪽으로 쌓인 가을 공원의 한적한 길은 곧 내가 걸어야 하는 길이었다.
한동안 자기 계발서에 빠져 문학에 대한 책을 등한시했더니 글이라기보단 후회에 가까운 한탄만이 가득한 글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글을 쓸 때 나는 급했다. 게다가 피곤해서 더 그런지는 몰라도 글을 어떻게든 오늘 안으로 다 써서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다. 다시 한번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겨본다.
주제도, 마감도, 어떠한 형태의 과제도 없는 내 글쓰기에 나는 왜 이리 서두르고 있는 것일까?? 그저 즐기면서 쓰면 된다는 게 내 결론이다.
We become what we think about~!!
이것이 오늘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