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감성 Sep 25. 2023

가을이 온 지 몰랐다.

신념이 익어가는 계절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도 그날의 피곤함을 떨쳐내지는 못한다.  저녁을 먹고 노을이 지는 한적한 시간에 개와 산책하다 떨어진 낙엽들을  보고서야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느 계절이든 그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오는 것이지만, 가을은 왜 이리 성급하게 온 것인지 가을에게 묻고 싶었다. 

 그렇게 가을이 물들인 길을 걷다가, 건물들 사이사이로 비추는 노을이 내 눈과 마주칠 때 세상 모든 것이 황금빛으로 물 들여져 황금빛 세상을 만난다. 보고 있자면 이번 가을도 때에 딱 알맞게 왔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하지만, 가을이란 계절은 퍽 얄밉다. 왜 그런고 하니, 늘 외로움을 데리고 와 소개해 준다.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이번 가을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외로움을 만나 깊은 사색의 글과 감성이 내 것이 되겠지만, 이제는 서로를 마주 보며 서로가 가진 것을 나누고 싶은 우리가 되고 싶다.

내 마음을 조금씩 물들여 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그런 계절이다.  

작가의 이전글 홀로서기 - slow writing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