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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Oct 04. 2023

몸의 신호

40대의 몸이란...

 


최근 들어 몸이 내게 자주 신호를 보낸다. 이제는 좀 고생시키지 말라고 말이다.


  나도 안다. 30여 년을 제대로 쉬지 않고 운동을 해온 내 몸은 그동안 어느 곳 하나 성치 않은 곳이 없었다. 특히, 발목과 무릎관절을 많이 다쳤다. 조금만 무리해도 아프고,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해주지 않으면 온몸이 뻐근했다. 


 그동안 나는 몸이 보내는 멈추라는 “적색 신호”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살아왔다. 그도 그럴 것이 타고난 체력이 좋았고, 대회를 위해 만들어온 몸이 아까웠다. 인정 욕구가 강해 아픔을 참고도 시합과 대회에 출전을 감행했었다. 하지만 사십을 넘긴 이후로는 회복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운동 후 며칠이 지나도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는 몸을 보며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에는 일을 하다가도 장비와 자재를 들며, 매일 같이 하루에 2만 보 넘게 걷다 보니, 다시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이번 추석 연휴를 통해서 잘 쉬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6일간 별 무리를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크게 회복되지 않아서, 이것 또한 일을 하며 팀장에게 잘 보이고 싶은 인정욕구에서 나온 과욕이라 생각해 정말 내 몸에 많이 미안했다.


  그렇지만, 나는 주인을 잘못 만난 나의 몸에 감사하다. 걷지 못할 뻔했지만, 다행히 걸을 수 있고, 천천히 달릴 수도 있다. 나는 이것만으로도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남에게 칭찬을 받는다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만족하는 삶의 형태를 취하기로 했다.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감사해 한다. (거울을 보며 “이놈 참 잘났다”라고 칭찬도 해준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처럼 정말 이제는 내 몸이 최우선이 되었다.


  내게는 한번뿐이라는 인생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내가 주인으로 사는 나만의 인생을 살아보려 이것저것 계획을 해보니, 첫째도 둘째도 내 몸이 건강해야 이룰 수 있는 것들뿐이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내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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