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감성 Dec 11. 2023

호주 여행기 1일차

여행은 무엇을 남기는가?




 이번에 호주로 여행을 하는 동안 여행에 대한 것을 글로 남길까 한다. 



 역시 시작은 당일 아침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새벽 4시 반 예전 일하던 시간에 맞추어 눈이 떠졌다. 얼른 씻고 어머니가 차려준 밥을 먹은 후 최종 짐 점검을 하고 집을 나왔다. 어제보다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고 해서 바싹 긴장했는데, 새벽의 어둠은 차가운 공기마저 눈뜨지 못하게 했다.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도중 착한 사람을 보았다. 다른 이가 짐 때문에 문 여는 것을 힘들어하자 그것을 도와주었는데 옆에서 보는 내가 다 고마웠다. 아마 그녀의 마음씨는 내게 보인 것보다 더 이쁠 것이다.  또 공항에 도착해서 내가 가야 할 곳을 알아보고 있는데, 옆에서 뭔가 주위를 둘러보는 중국인을 발견하였다. 도와줄까 말까 하다 결국 말을 걸었다.


“Can I help you??”


  그녀의 티켓으로 비행 편과 시간을 큰 화면과 비교했지만, 그녀의 비행 편은 보이지 않았다. 날짜도 맞았지만 이상하다 생각되는 순간 알아버렸다. 그녀는 터미널 2로 가야 하는 것을 터미널 1에서 헤매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터미널 2로 가는 순환버스가 있는 곳까지 그녀를 바래다주고 나는 내 갈 길인 H 카운터로 향하였다.  


 H 카운터에 도착해 알았다. 내 출국 편 비행기 시간은  9시 55분 아니라 10시 55분이었다. 괜히 새벽에 나온다고 서둘렀다. 티켓팅과 보안검사를 마치고 나서 탑승구에 미리 도착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족들에게 안부 연락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우리 가족 중 유일하게 나만 해외 경험이 많다. 다른 형제들과 다르게 나는 지금까지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내 돈 들여간 것이니 미안할 것까지는 없지만 나만 그런 경험이 있다는 게 조금은 아쉬웠다.


 의자에 앉아 기다리던 중 내 옆에서 영상통화를 하길래 들어봤더니 중국 말과 한국말 조금씩 하길래 “니하오”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그녀도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답을 해주었다. 나는 중국인과 대만인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중국 말을 조금 할 줄 알았는데 막상 중국인과 대화를 하려니 알던 말도 안 들리고 나오지 않았다.  대화를 주고받다 보니 금세 시간이 지나고 비행기를 탔다. 내가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는 하늘을 보고 싶어 늘 창가 자리를 원했지만, 지금은 늘 복도 쪽을 달라고 한다. 이유는 화장실 가기에 편하고 또한 도착해서 나가기에도 편하기 때문이다. 


  약 4시간의 비행 후  중국 광저우에 도착했다. 다행히 몇 시간만 기다리면 되어서 비행기를 타는 게이트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의자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다 핸드폰을 보니 Geordy에게서 연락이 와 있었다. 시드니에 몇 시에 도착하고 혹시 시드니 공항에서 와가 와가로 경비행기를 타고 오면 괜찮은지 묻는 연락이었다. 원래는 시드니 공항에 도착해 기차를 타고 갈 예정이었는데 기차는 와가 와 가까지 6시간이 걸리고 비행기는 2시간 걸리는 터라 좋다고 말하니 비행기 티켓도 대신 지불해 주었다. 그렇게 열약한 인터넷 환경에서 문자 메시지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비행기 티켓 예약을 완료 시켰다. 약 3시간의 대기시간도 금세 지나가 버렸다. 


그렇게 나는 광저우 공항에서 시드니로 가는 비행기를 타게 되었는데 비행기 안에서 호주 친구인 Johnason 과 Jeff를 만나게 되었다. 

  Johnason은 중국에서 경영학 공부를 해서 호주와 중국의 경영적 부분에서 MOU를 체결하기 위해 공부를 한다고 했다. 22살의 청년이지만 대단해 보였다. 중국에서 4년간 공부를 해서 그런지 중국어도 능숙해 중국 사람들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인사를 주고받는 것을 보고 신기해했다. 호주에 시드니 공항에 도착해서도 나를 여러모로 도와주었다. 


  Jeff는 중국인 여자친구와 오랜 세월 함께 지냈다. 부인이라고 해도 상관은 없지만, 그들은 아직 서로를 boy friend and girl friend라고 불렀다. 결혼을 잘 안하는 호주 문화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지금은 여자친구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태우고 다녀야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의지해 지내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나도 그들과 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비행기 안에서 조금 웃긴 것은 내 옆에 앉은 중국인 부부는 남편은 영어를 조금 할 줄 알았고, 부인은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알았다. 그래서 우린 서로가 이야기할 때 영어와 중국어와 일본어를 조금씩 섞어 가면서 대화를 하였다. 그렇게 총 17시간의 비행도중 여러 사람을 거치면서 호주 시드니에 도착하게 되었다. 여행은 여러 인연을 만나게 해주는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커피 그리고 약속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