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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Nov 22. 2023

11월의 밤 책과 함께

책에 대한 나의 이야기



 11월 17일 그동안 몸담았던 전기관련 일을 그만두고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책상 위에 여러 권의 책이 쌓여 있다. 읽었던 책도 있고, 빌려 놓기만 하고 며칠씩 모셔둔 책도 있다. 그동안 시간은 충분한데 책에 손이 잘 다가가지 않았다. 일하느라 피곤하다는 이유로 책과 좀 떨어져 지냈더니 책 몇 장 읽었다고 금세 눈에 피로가 찾아왔다.  


  나는 책이 좋아 어느 길을 갈 때 버스나 전철 안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보면 그 모습에 반한다. 아니 사랑에 빠진다는 표현이 더 올바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무슨 책을 읽건, 어떠한 감정으로 책을 읽건 책을 읽고 있다는 자체를 사랑스럽게 여긴다. 그중에 내가 아는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나면 모르는 이가 더 반가워진다.


  예전 지하철에서 <죽음이란 무엇인가> 란 책을 읽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어떤 아저씨가 내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좋은 책을 읽고 있네요” 이 말을 듣고 나는 멋쩍어 웃었다. 그 중년도 분명 이 책을 읽은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그때 아저씨의 마음과 지금의 내 마음과 같았을 거라 생각하니 그분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어렸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책 많이 읽어라”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정작 어른이 된 뒤로는 그 말을 들은 적이 없다. 어른이 된 후로는 “돈 많이 벌어라”로 바뀌었다. 어렸을 때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 많다고 배웠는데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무엇보다 돈을 제일 중요시 하는 것 같다. 나는 현재도 만나는 사람들에게 여행과 독서 이야기만 한다. 돈이 있다면 여행을 가고 책을 사서 읽으라고 한다.  


  인생에서 몇 번의 실패를 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모두 다 말할 순 없지만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인생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좌절할 때마다 인생의 책을 만나 내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주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만들어 주었다. 꼭 필요한 때, 그 때에 맞는 책이 내게 찾아와 주어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내가 외롭거나 누군가 그리워할 때 오는 것이 아닌,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 때가 되면 어김없이 내게 사랑이 찾아왔다. 사랑을 책에서 배울 순 없었지만, 책을 통해 그 사람을 더욱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비록 더 잘해주지 못해 이별했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사랑을 하고 잃은 것은 사랑을 아니 한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아침의 독서가  힘의 원동력이라면, 밤의 독서는 감성을 불태우는 정서의 원동력이라 말할수 있다. 오늘 밤도 어김없이 책을 읽다 잠들고 싶다. 깊은  재즈 음악에 곁들인 책장 넘기는 소리홀로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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