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1
새로운 분위기로~^^
지난주 어느날..
회의실 안, 잔잔했던 공기를 한 사람이 뚫고 들어왔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단어들.
"빅픽처", "레버리지", "액션아이템", "어젠다 셋팅",
"즉시행", "심득"...
나는 조용히 노트를 덮었다.
저 사람이 말하는 핵심은 뭐였을까.
아니, 핵심이라는 게 있었던가.
회의는 그렇게 끝났고, 그 사람은 팀을 리드했다는 인정을 받았다.
“오늘 회의 정말 좋았어. 흐름이 깔끔했어.”
이 말을 듣는 순간, 웃음이 나올 뻔했다. 그건... 깔끔한 ‘개소리’였는데.
나는 알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고 정리해야 할 보고서와 자료들,
그가 던진 애매한 방향성에 맞춰 다시 설계해야 하는 실무들을.
결국 누가 일을 할지 너무도 뻔히 보이니까.
그런데 이런 사람이 승진한다.
실제 일은 안 해도 말발로는 누구보다 앞서나가는 사람들.
위에서는 그들이 '성과를 만든다'고 믿는다.
웃기지 않나.
진짜는 회의 끝나고 엑셀창 앞에 앉아 한숨 쉬는 우리인데.
오늘도 ‘개소리’를 그럴듯하게 말하는 누군가에게 일의 크레딧이 간다.
그게, 회사다.
아니, 우리 사회가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