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설득해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마술을 닮았다. 현란한 말솜씨로 고객을 현혹하고 거짓말로 속여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좋은 판매인이라면 마술처럼 고객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을 짠~하고 줄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의 예측을 뛰어넘는 감동이 필요하다.
지난주 점심에 예전에 몇 번 가본 오리정식집에 오랜만에 갔다.
자리에 앉아 그 집에서 항상 먹던 오리정식을 주문하고 물을 따르고 있는데 사장님이 쓰윽 오시더니 말하셨다. " 이번엔 오랜만에 오셨네요. 반가운데 음료 하나 서비스로 드릴께요. 콜라로 드릴까요, 사이다로 드릴까요?" 아~ 깜놀했다. 어떻게 날 기억하시지...? 한편으로 놀라고 한편으로 예상치 못한 친절에 감동받았다.
다음에 오리정식이 생각날 때 여기말고 다른 어디를 가겠는가?
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우유씨미 마술사기단'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 첫 장면에서 주인공 다니엘은 길거리 마술을 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가까이서 볼수록 보이는 게 없다"
뛰어난 마술사인 다니엘은 바로 눈 앞에서 지켜보는 많은 관객들에게 깜짝 놀랄 마술으 선보인다.
(그는 마술로 미인도 잘 꼬신다^^)
세일즈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과가 안 나는 시기가 있다. 이때는 바로 눈 앞의 실적보다는 시야를 좀 먼 곳에 두어야 한다. 눈 앞의 닥친 문제만 고민하면 어려움을 극복하기 힘들다. 당장 이 고객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지 못하더라도 눈 앞의 고객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잠재고객으로 계속 관계를 유지하면서 계속 만나면서 직접 판매가 힘들면 소개를 요청할 수도 있다.
어떤 고객은 본인은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지만 3명의 고객을 소개해줘 모두 판매가 이루어진 적도 있다.
꾸준히 만나면서 관계형성을 하다보니 본인은 구매가 어려웠지만 다른 지인을 적극 소개해 준 것이다.
마술처럼 가까운 데만 보면 길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시선은 가까운데가 아니라 늘 먼 곳을 향해야 한다.
이 영화에서 배우 모건프리먼은 '태니어스'역을 맡았는데 주인공들의 마술 비밀을 밝히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태니어스는 형사 딜런에게 '시선 돌리기'가 마술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마술의 기본이 시선돌리기라면 설득의 기본은 시선을 맞추는 것이다. 눈의 시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같은 곳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의 꿈을 이해하고 꿈을 이루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융상품을 판매한다면 10년후 자녀의 교육자금을 함께 준비하고 3년 뒤 고객의 주택자금을 함께 걱정해 줄 때 고객은 같은 곳을 바라본다고 느낄 것이다.
어린나이는 아닌데 아직도 마술은 나를 설레게 한다. 영화 속 '포 호스맨'이 마술로 은행을 털고 관객들의 통장잔고에 돈을 꽂아주는 장면을 볼 때 통쾌함을 느낀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미스디렉션'은 실제 트릭을 숨기고 관객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때 사용된다. 형사들은 주인공들의 미스디렉션에 자주 당한다.
포호스맨은 마지막 마술을 위해 모든 경찰들이 금고를 쫒게 한다. 트릭이다. 그리고 마지막 마술을 시작한다.
마술사 다니엘은 마지막 마술쇼를 시작하면서 관객들에게 묻는다.
"마술은 무엇일까요?"
" 마술은 속임수지만 재미와 여흥을 위해 만들어진 속임수죠"
그리고 우리에게 의미있는 마지막 말을 전한다
" 마술은 믿음과 신뢰를 기본으로 합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판매의 기본과 같다. 세일즈야 말로 믿음과 신뢰가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