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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야 하는데, 쉬는게 불안한 사람들에게

내 세상에 스스로 문을 두드려보기

by MSMMX

이번 글은 저를 포함해 막연하게 쉬는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해 건강하게 잘 쉬는 법에 대해 다룬 글이며,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포함되어있습니다. 불완전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한 본인의 세상에 스스로가 문을 두드리길 바라며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현재 대학교 막학기를 끝내고 취준생이 된 현재, 정말 오랜만에 맞이하는 휴식기를 누리며 쉬고 있다.

돌아보면 2학년부터 4학년까지는 말 그대로 '치열하게' 살았다. 교환학생을 비롯해 4번의 실무 인턴십, 4-5개의 IT 학회와 동아리 활동, 200명 규모의 동아리 운영진, 공모전, 사이드 프로젝트 운영 등까지 -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학술적 실무적 경험을 쌓아왔다.


사실 그 시절 나는 내가 모르는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었다. 비즈니스를 직접 경험해보고, 전문성을 쌓고 싶었고, 나에게 없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도전해보자 라는 갈망이 있었다. 그래서 미친듯이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가며 내가 목말라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소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더 넓은 세상을 맛보고,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며 인간관계가 주는 즐거움과 쓴 맛도 맛보기도 했다. 멋진 동료들과 협업하며 제품을 만들고,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해보기도 하며 사회적 가치를 넘어 금전적 가치를 창출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얻을 수 없는 인생의 레슨런을 쌓아왔지만 쉼없이 달려온 여정에서 잠시 멈춰 뒤돌아보니, 내 삶에서 소중한 내 주변사람들을 못챙겨왔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제대로 챙길 겨를도 없어 정작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까먹고 살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평생 친구가 될거라고 자신했던 대학교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기도,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과 제대로 된 밥 한 끼도 못먹기도, 일을 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나는 왜 이렇게 치열한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는 상황이 찾아왔다. 한 마디로 무미건조한 인생을 살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삶이 반복되다보니 책상 앞에 앉아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는 날이 많아졌고, 인간관계를 회피하기도 하고, 단 음식을 계속 찾으며 일시적인 행복을 추구하고, 주말엔 14시간 이상씩 숙면을 취하는 등 무기력함이 디폴트인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니 내가 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불안하고, 부정적이기 시작했다.


내 몸과 마음이 이런 상황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받아들이기 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다만 항상 시간적,마음적 여유가 없었기에 “그래서 어쩌라고? 이겨내. 항상 그래왔잖아” 마인드로 스스로를 외면하기바빴고 결국 불순물들이 쌓이고 쌓여서 건강상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결국 내 몸이 SOS를 외치는 단계까지 와서야 잠시 재정비를 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현재는 내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고도 본다)



정작 쉬어야 할 때,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하지만 내가 마주한 또 다른 문제는, 정작 쉬어야 하는 시점에 어떻게 잘 쉬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였다.


사실 지금도 막연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게 불안해서 또 다른 일들을 스스로 벌리고 있는데 보통 나처럼 쉬는게 불안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1) 잘 쉰 경험이 없고

2) 쉬지 않는게 안전하다고 학습돼서 라고 한다.

무엇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의 휴식이 힘든 이유는 아래와 같은 요인 때문이라고 한다:

- 완벽하게 쉬려고 해서 (완벽주의)
- 뭘 하지 않아서 불안해함
- 쉴 때 죄책감이 들어서
- 일 중독
- 감정 회피


이 때는 본인이 쉬는게 익숙하지 않구나를 인식하는게 중요하고, 잘 쉬는 경험을 쌓아 쉬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학습을 시켜줘야한다고 한다. 잘 쉬고 잘 회복해야 다음 어려움에도 잘 이겨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잘 쉬어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오랫동안 꾸준히. 의욕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유튜브 영상을 보고 건강하게, ‘잘’ 쉬는 법에 대한 방향을 정의해갈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쉬는 것에 대해 조건적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ex)

오늘 할 일을 다 끝내야만 쉴 수 있어

바쁜 시기만 지나면 쉴 거야

아무 생각 없이 완벽히 몰입해서 쉬는게 진짜 쉰건데 오늘은 그러지 못해서 못 쉰 느낌이야.

조금이라도 불안하거나 잡생각이 드는게 쉬는건 아닌데 난 오늘 내내 불안한 느낌이 들어서 제대로 쉬지 못했어.



영상에서 김은영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단순하게 누워있거나, 멍하니 스크롤링(릴스, 쇼츠) 를 하거나, 소비, 음주 등은 건강하게 쉬는 방법이 아니라고 언급한다.


그렇다면 어떤 휴식이 건강한 휴식 방법일까? 건강한 성인의 휴식 능력은 아래 2가지라고 언급한다:


1) 긴장한 나를 진정시킬 수 있는가?

2) 무기력한 나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가?



이를 위해 ‘나’에게 맞는 휴식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첫 번째는 지금 내 감정과 감각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내가 무기력하지는 않은지, 주의력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심장이 빨리 뛰거나 어딘가 아프거나 초조하거나 예민하지는 않았는지를 스스로 체크하는 것이다.


즉, 스스로의 상태를 ‘인지’ 하는 행위가 중요하다.


두 번째는, 내 상태에 맞춰 능동적으로 휴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 수동적 휴식 → 더는 못버티겠다. 어쩔 수 없이 쉬어야해

- 능동적 휴식 → 지금 많이 긴장했구나. 스스로 이완시켜보자.


즉, 나의 상태를 인지한 다음 나를 이완시켜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반신욕 혹은 산책을 하거나 음악, 향초 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나를 돌보는 마음으로 쉬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내 상태에 맞춰 능동적으로 휴식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잘 쉬었다고 말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영상에서도 중요한 포인트를 언급해주고 있는데, ‘나’에 대해 스스로가 잘 간파를 하고 스스로를 잘 돌보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서 건강함은 신체적 건강함 뿐만 아니라, 내면적인 건강함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쉬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도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불안함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 감정을 스스로가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직 쉬는게 익숙하지 않음을 받아들이고) 잘 쉬는 경험을 계속해서 쌓아나간다면 또 다시 이런 혼란한 감정과 상황이 반복되었을 때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스스로 잘 극복해내려한다.


언제나 ‘나’를 돌보며 살 것. 세상을 살아가며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라는걸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레슨런을 바탕으로 오늘도 나를 위해 예쁜 카페에 방문해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며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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