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정치와 종교이야기는 금기시되었다. 내가 뭐라고... 그래서 내 주변 이야기만 했다. 내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남의 말은 더더욱 시간 낭비다. 그런데 오늘은 쓰게 된다. 남이 아닌. 내 나라 이야기니까.
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가 끝났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요즘 전 세계 각국에서 들려오는 우리나라의 낭보는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의 수준이 정치 수준보다 높기 때문이다.
투표율 66.2 % 는 세계 어느 민주주의 나라에서도 이루기 힘든 투표율이라고 한다.
그것도 코로나 19라는 전염병의 위기 속, 불안함을 안고 치른 선거에서 이뤄낸 결과다.
신문이나 TV , 라디오 뉴스보다 더 생생하고 정확한 소식은 전 세계에 살고 있는 브런치 작가들이 시시 때때 발행하는 글속에서 볼 수 있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멀리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브런치 작가도 글을 썼다.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 투표 현황을 보고 자신들이 한국인 임이 자랑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에서 모국을 자랑할 수 있는 일은 극히 드물다. 커다란 국제행사를 유치하지 않은 한 내 나라의 소식을 알릴 수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이 세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아직 이르지만 코로나 19 방역사업이 성공한 나라, 거기에 국회의원 선거를 미루지 않고 계획대로 치룬나라. 국민들이 차분하게 권리를 행사한 나라로 추켜 세운다고 한다.
우리나라 언론의 보도도 있었지만 브런치 작가들이 쓴 글이 그렇다. 그래서 나는 더욱 믿는다.
투표 결과에 따라 웃는 자가 있고 우는 자가 있다.
당선자와 탈락자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들의 선택에 승복해야 한다.
나는 지난 금요일, 사전투표일에 선거를 했다. 정작 투표하는 날에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미리 갔는데 웬걸 한참을 줄을 서고 나서야 내 차례가 되었다. 제일 먼저 열을 재고 손 소독제를 바른 뒤 비닐장갑을 껴고 사회적 거리를 지키며 투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언제나 투표를 할 때는 내가 선택한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면서 도장을 누른다.
19세가 되던 해 (이전에는 19세가 첫 투표를 하는 나이였다) 통일주체 국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비롯하여 지금껏 여덟 번의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그 사이 많이 변했다. 나라 경제도 국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졌다. 변하지 않은 것은 정치인들의 싸움이다.
난장판이 시장이 아닌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만은 좀 더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를 했다.
21대 국회 의석의 결과가 한눈으로 알아보기 쉽게 화면에 보인다. 파란색과 빨간색 두 가지 색이 분명하게 나뉘어 있다. 우리나라 지도, 호랑이의 가슴과 배는 파랗다. 호랑이의 등은 빨강 일색이다. 두 가지 색 외에 다른 색은 보이지 않는다.
지겹게도 내가 열아홉 살부터 지금까지 선거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변하지 않은 지역 주의의 색깔이다. 누구는 색깔을 보지 말고 득표수를 보자고 하지만 지역의 당선자가 몸담은 당은 어쩔 수 없이 그 지역을 대표하게 된다. 득표수는 당선자가 항상 유념해야 할 지표다.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을 기억하며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고 나는 글을 쓸 뿐이다. 단 하나 내가 더 나이 들어 투표를 할 때는 그 결과야 어찌 되건 우리나라 지도와 닮은 호랑이가 단조로운 옷을 벗어버리고 울긋불긋 때깔 좋은 옷으로 갈아입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