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것, 자식이 부모에게 바라는 것
자식이 부모에게 바라는 것
어려선
제 때 젖 물려주고 똥기저귀 잘 갈아 주는 것
자라면서는
이웃집 아이보다 더 좋은 장난감을 사 주길 바라는 것
학교에 가서는
공부하라 숙제하라 잔소리 하지 않는 것
사춘기에는
서로 눈이 마주치지 않기를 바란다
청년이 되어서는ㆍ
자신이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
중년에는
아프다는 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하는 것
노년에는
부모가 안 계시니 무얼 더 바랄 수도 없다.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것
어려서는
잘 먹고 잠 잘 자는 것
자라면서는
아프지 않고 잘 크는 것.
학교에 가서는
공부 잘하고 친구 잘 사귀는 것
사춘기는
너무 길게 가지 않기를 바라는 것
청년이 되어서는
남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함께 쉴 수 있기를 바란다.
중년에는
저 좋은 사람과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
자식의 노년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내 무덤 앞에 꽃 한 송이 놓고
웃고 돌아서기를 바랄 뿐,
지나간 세월 탄식하며
소주잔 기울이는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다
* 설날 아침입니다. 일 년 중 명절에나 볼 수 있는 손자 손녀를 코로나로 인해 만날 수 없는 부모님의 마음과 해가 갈수록 늙어가는 부모님을 바라보는 자식들의 마음이 오늘 하루 어느 가정에서나 밀물과 썰물처럼 교차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설날을 마냥 기다리던 어린 시절이 어제 같기만 하고 설날이 두려웠던 며느리 시절은 지나가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 또한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제는 고향을 지키는 느티나무처럼 나를 찾아 올 내 아이들을 기다리며 한가하게 설을 맞습니다.
식은 커피 같은 나이를 또 한 살 먹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