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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붉은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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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희동 김작가 Apr 04. 2021

나의 독자들에게

구독자 1000명돌파를 자축하며

신앙인인 나는 먼저 성호를 긋고 감사인사를 올립니다.

2년 전, 부활절 선물로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거짓말처럼 다시 부활절 아침에 1000명의 독자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집값이 수십 억 원대로 뛰면서 억 이라는 단위에 둔감해지고 숫자 개념조차 상승되었지만 브런치 독자 천명이라는 숫자는 나에게는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숫자입니다.

더구나 얼마 전 오빠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뒤 나의 기분과 체력이 다운되었을 때 맞이한 소식이라서 더욱더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독자가 없는 작가는 무의미합니다. 독자가 작가의 에 공감하고 감동했을 때 작가는 글 쓰는 보람을 느낍니다. 더구나 라이킷을 누르고 댓글까지 달아주독자들은 나의 원동력입니다.


 '연희동 김 작가'라는 이름으로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면서 그동안 서랍 속에 넣어 둔 나의 글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듯하여 너무나 기뻤답니다.

내가 글 가게를 열었노라고 소문을 냈지요, 맛있게 진솔하게 써 줄 테니 어서 와서 읽어달라고 여기저기 부탁을 했더랍니다.

사실 종이책 세대인 내 친구들은 브런치라는 생소한 앱을 겁내 하더라고요 남편을 첫 독자로 나의 아이들과 오빠, 동생. 조카들이 독자의 맥을 이어주었습니다.

인맥의 한계를 느낄 즈음에 스스로 찾아와 주신 독자들, 들이 남기고 간 댓글에 정성스레 답글을 달아드리며 첫 작품집 출간 후에도 느껴보지 못했던 기쁨을 누려보았습니다.


음식에 손 맛이 있듯이 글에도 맛이 있습니다. 글 맛은 독자들이 평가합니다. 내 글을 읽고 누군가는 부드럽고 따뜻하다고 하더군요 누구는 구수하다고도 하고요, 맞습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식지 않게 질그릇에 담아먹는 숭늉 같은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독하게 맵고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많다 보니 대중의 기호를 따라가출판업계에서는 숭늉 같은 글은 제쳐둡니다.

그래도 개의치 않겠습니다. 저는 꾸준히 쓰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어머니의 푸근한 사랑을 느끼게 해 주고 누군가에게는 제 글이 아픔을 다스려 줄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글향기를 맡고 먼 곳에서 찾아주신 독자들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는 게 가인 저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1000명의 독자 한 분 한 분에게 감사의 카드를 보내고 싶기도 하고 아님 넓은 한강변으로 한꺼번에 초대하여 최근 맛 들인 막걸리 파티를 열어보고 싶기도 한답니다.

그럴 수 없기에 이렇게 글로써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더욱 열심히 쓰겠습니다. 저의 글을 항상 애독해 주시는 몇 분의 닉네임이 떠오르지만 그냥 감사의 기도로 기억해 두겠습니다. 저 지금 독자 관리하는 거 맞습니다. 공평하지 않으면 상심하는 독자들도 있을 테니까요


이 글을 쓰는 동안 새로운 독자님이 오셨습니다. 기분 좋은 의미로 다가오는 저의 천사(1004)들입니다

벌써부터 내년 부활절 선물이 기다려지는군요


각자 개성 있는 글들이 성한 글 숲에서 저를 찾아와 주신 독자님들,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드리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나의 독자님들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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