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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붉은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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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희동 김작가 Oct 31. 2021

10월의 어느 고운 날에

정말 반했습니다.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에 다녀왔거든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겠지만  10월의  한탄강 상 절리 계곡은 상상을 초월하는 아름다운 경치를 담고 있었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바라보다가 이렇게 혼자 보기 아까운 풍경들을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1억 년을 물길에 씻기운 너럭바위는 닳고 닳아 윤기가 납디다. 물은 이제 그 위에서 미끄럼을 타듯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감히 절대의 경치라 하겠습니다. 누구나 저 앞에서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게 될 겁니다. 저는 함께 바라볼 수 없는 사람이 생각나서 잠깐 눈 앞이 흐려졌더랍니다.



물 윗길을 건너갑니다. 구름 위를 걷듯 그렇게 걷다 보면  끝엔 무엇이 있을까요,  나는 지금 한 폭의 그림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습니다.



불덩이에 녹아내린 암석들이 차디찬 물과 만나 주상절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물과 불의 합작품, 냉정과 열정이 만들어낸  자연의 조각품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절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벽 끝 아스라한 곳에서 마음껏 제 빛깔을 뽐내고 있는 오색 풍들, 아무리 곧고 가파른 주상절리라 해도 단풍의 섹시한 도발만큼은 어찌할 수 없었나 봅니다.


고석정 꽃밭


중생대와 신생대 여러 차례 용암의 분출로 이루어진 한탄강 주변에는 이처럼 곳곳에 아름다운 경치가 많더군요  이곳은 포천의 고석정입니다. 여러 가지 형태의 바위들이 있는 이곳은 영화 속 배경으로 많이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어쩐지..., 저 모래톱 위에서 숙적으로 만난 두 명의 검객이 서로 겨루던 모습을 드라마에서  본 것 같기도 합니다만.


비둘기낭 폭포

눈으로 보는 색과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보는 색깔의 질감은 조금씩 차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찰나의 느낌만은 카메라가 잘 간직하였습니다.

가을이 짙어가고 있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날에 한탄강 은하수교에서 자연이 주는 선물을  듬뿍 안고 돌아왔답니다. 혼자서만 감상하기에는 너무 벅찬 풍경들을 이곳에 잠깐 풀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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