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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붉은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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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희동 김작가 Mar 29. 2023

프로방스에서  쌀팔러 갑니다

출간소식

프리지어 한 단을 사면 일주일이  행복하다. 빨리 시드는 꽃이 아쉬워 조금 더 값을 치르고 뿌리에 이 담긴  화분을 사면 운 좋게 해를 넘기기도 하여 일 년은 행복하다.

책은 시들지 않아서 좋다. 서점에서 책을 사면 그 순간 너무 행복하고 오랫동안 책꽂이에  꽂아두고  가끔씩 열어보아도 작가의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 온다.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이 세 번째 출간하는 책이다.

처음 에세이집을 출간했을 때의 감동보다는 덜하지만 책의 탄생은 언제나 기쁨으로 다가온다.

첫 번째 책이 출간되었을 때, 책이 전시된  대형문고의 좌대 앞을 서성이 독자들의 길이 머물러 주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두 번째 책은 독립출판으로 만든 동화책이었다. 삽화까지 직접 그려 넣느라 힘이 들었지만 그래서 더욱 애정이 가는 책이다. 외손녀를 주인공으로 우리 가정사를 동화로 묘사한 책이어서  판로보다는  소장의 의미가 더 큰 책이었다.


어쨌든 세 번째 책을 출간한 지금은 뭐든 조용하게 어필하고 싶었다. (여기저기 광고를 해서  조금이 라도 도움이 어도 모자랄 판에 웬 허세인지 모르지만)


"진실한 독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그것만으로 족합니다".라는 말은 허울 좋은 거짓말이다. 진실하든 그렇지 않든 세상에 나온 나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많기를 바라는 건 모든 출간작가들의 공통된 심리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도 소홀히 하지 않은 265페이지의 글들이 책이라는 이름으로 나에게 와주었을 때 정말 진솔하게 책을 품에 안았다.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면서 눈을 감고도 외울 만큼 수없이 읽었던 글들이 낯설게 느껴졌다.

10년, 20년, 30년, 작가가 사라지고 난 후에도 계속.... 누군가의 책꽂이에 꽂혀 작가의 향기를 품어 주기기원하며 글을 읽었다.

단 한 명의 진실한 독자는 다름 아닌 바로 나였다.


책의 제목은 사람의 이름만큼이나 중요하다. 쉽고 편한 제목,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 책 속의 내용을 포괄하여 유추할 수 있는 제목, 새로 태어 날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듯이 몇 날을 골똘했다.


'프로방스에서 쌀팔러 갑니다'  

 번째 책은 40일간의 프로방스 여행 중에 겪은 이야기들과 경이로운 자연에 대한 감상 여행 에세이다.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에서는 문자를 잘 활용하는 사람을 지성인으로 꼽았다. 글로써 교류하는 이곳, 브런치야 말로 지성의 광장이다. 조용하게 어필하고 싶다 하였지만 브런치 작가님과 나의 독자님들에게 신고는 해야 할 것 같다.


"내 책의 새로운 탄생을 브런치에 신고합니다. 나는 이 아이가 자신을 위해 희생된 나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기를 바랍다.

혹시 주변 서점의 책꽂이에서 낯익은 제목의 책이 눈에 띄거든  척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화려한 대형 서점도 물론 지만 소박하고 한적한 동네의 책방에 나의 여행에세이 집 '프로방스에서 쌀팔러 갑니다'가 꽂혀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출간된 책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북센총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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