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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tina Sarah Mina Aug 12. 2021

두려움

대학생의 생각

언젠가 빛나는 눈동자로 아버지께 말한 적 이 있다.


"아빠! 나는 이것도 할 거고 저것도 할 거고 이거 저거 다 할거야!! 어때? 재밌겠지??"


아빠는 입가에 미소 지으며 말씀하셨다. 


"그래, 언젠가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날이 와. 그러니까 생각이 들 때 꼭 해보렴."


가벼운 분위기였지만 무게 있던 말




요즘 살이 찌고 있다.  맞는 바지를 사려고 백화점에 갔다.

맘에 드는 바지가 없네. 다른 백화점에 갔다. 음, 여기는 아예 바지가 없네.


자전거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보이는 화방. 

일부러 외면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그림에 미련 있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엄마가 슬픈 눈빛으로 쳐다보시곤 하셨거든.


물 만난 고기마냥 화방 안에서 색연필을 골랐다. 내가 가진 세계를 다양한 색으로 표현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화방은 나에게 큰 바다다.  이 다양한 도구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 너무 짜릿하고 행복하다. 큰 바다에 돌고래가 되어서 빠른 속도로 수영하는 느낌




집에 도착해서 그림은 그린다. 취준할때의 감각때문인걸까..그림에서도 딱딱 맞춰서 그리려고 하는 게, 예전 감을 잃어버린 거 같다. 


그때 문득 아빠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래, 언젠가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날이 와. 그러니까 생각이 들 때 꼭 해보렴."





나는 


항상 그림으로 돌아간다. 

항상 글 쓰는 걸로 돌아간다. 

항상 전시회로 돌아간다. 


항상 그렇다.



그게 나의 본질이 아닐까. 그리고 본질 잃는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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