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세상에는 이런저런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며 살아가지만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사행성 오락, 뺑소니, 경제사기범, 가짜 휘발유 판매, 가짜 휘발유 제조, 집단폭행 등 강력범죄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법을 어긴 건 잘못이다. 죗값으로 길게는 240시간 짧게는 80시간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봉사하기 위해 보호관찰소 사회봉사명령 협력기관인 복지시설을 찾아온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다.
중학생 딸을 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그 마음은 어느 부모나 다 똑같구나 싶다. 그 아버지 역시 내 딸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담임선생님과 식사를 한 후 책 한 권을 선물하면서 그 속에 거금의 수표 한 장을 끼워 드렸다고 한다.
나중에 그 상황을 파악한 선생님은 정중히 사양하며 “정말 아쉬우면 반 전체 아이들과 나눌 수 있게 피자 몇 판만 사주면 됩니다.”라고 해서 선생님 말씀에 따랐다. “선생님께 자기 딸은 확실하게 인지되었을 거다.”라고. 그 아버지는 불법으로 ‘가짜 휘발유 제조’하여 번 돈으로 내 자식은 잘 되기를 바라며 거금의 촌지를 드린 것이 뿌듯한 듯 자랑삼아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선량한 사람들을 속여서라도 내 주머니는 채우는 부모의 그 마음이 좋은 영양이 되어 그 자식은 잘 자랐을까? 나는 옆으로 걷더라도 너는 앞을 보고 똑바로 걸어라 하는 그 마음을 이해하려니 살짝......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나면 주어진 시간만큼은 봉사를 해야 하니 즐거워서 하는 자원봉사도 아니고 억지 춘향이 노릇을 해야 하는 그 사람들 뭣이 그리 즐거울까!
야행성인 사람들은 부스스한 얼굴로 아침 일찍 나오는 것부터 고역이다. 보호관찰소로 전송되는 카메라 앞에서 얼굴로 출석체크를 해야 하니 시간 맞춰 나와야 한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역시나 카메라 앞에서 실물 체크를 해야 하니 자리 이탈하거나 편법이나 부정 체크는 있을 수가 없다. 이 일은 예정된 시간이 끝나는 그날까지
계속된다.
구겨진 종이짝이 된 그들을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것은 또 뭣이 그리 즐거운 일이었겠는가. 빵긋빵긋 웃는 귀여운 얼굴을 보고 살아도 하루 해가 길 텐데. 그중에도 양심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며 죄진 값을 해야 한다면서 반성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힘 있는 척 잘난 척 뽐내기도 하고 은근히 돈의 힘으로 시간을 살 수 없을까. 편법을 꿈꾸며 쉽게 넘어가려 하는 밉상인 사람들도 있다. 알고 보면 빈 껍데기 허상뿐이면서.
뺀질거리며 버르장머리 없이 날뛰는 중학생 아이들을 보면 저 어린것들을 어쩌나! 안타까운 마음에 부탁도 해보고 달래도 보지만 겁 없이 날 뛰던 그 아이들이 하루 이틀에 착한 아이로 바뀔 수가 있을까? 철없는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이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으면 저러지 않았을 텐데 어른으로서 책임감도 느껴진다.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기에 순수한 우리 장애인 친구들이 나쁜 행동이나 습관을 닮아 갈까 봐. 때로는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다. 함께 생활하면서 최대한 보호막 역할을 하느라 이중고를 겪는다.
그중에는 끝나고 나가면 몸 사리다가 역시나 또 그렇게 하던 일 하면서 살 거라고 본인들 입으로 말한다. 삶의 방식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듯 이들에게 법이란 적당히 지키면서 가끔 위반도 하라고 있는 것이 법이다. 법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법망은 잘 피해 살아남으면 되고 그 재미를 알고 나면 불법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아무리 공평하고 좋은 법이라 할지라도 때마다 먹어도 또 때가 되면 찾게 되는 밥처럼 불법에 맛들어 또다시 반복하려고 하는 그들의 삶이 잘 사는 것인지? 그러지 않아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 같은데 왜 그럴까.
어쩌다 보니 선보다 악의 힘이 더 강한 나머지 그랬겠지. 욕심 좀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조용히 산도 보고 들도 보고 별들의 속삭임도 들어보면서 천천히 가는 그 길도 가볼 만할 텐데.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고 좋은 사람들이 더 많으니 살만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