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 하나로도 생활습관이 바뀐다
장미꽃이 떨어지면 무더위가 찾아올 테지. 지금이 덥지도 춥지도 않고 바람도 살살 불어주니 이때가 운동하기 딱 좋을 때다. 동네 한 바퀴 돌다 보니 구부러진 허리를 어렵게 펴 올린 할머니는 밀고 가던 유모차 의자에 앉아 후유 한숨 돌리는 중이다. 공원에는 소맷자락으로 맺힌 땀을 닦으며 열심히 운동 중인 어르신들이 줄을 섰다.
힘 있고 건강할 때 몸을 사용하고 운동하여 건강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운동하는 어르신들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병약할 때 돌봄 서비스도 좋고 노인요양서비스도 좋지만 내 몸 돌볼 여력이 있을 때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것이 작게는 나를 위하고 가족을 위한 일이지만 크게 보면 국가를 위한 일이다.
마을회관이나 노인정에 모인 어르신들의 식사 경비를 지원하고 냉 난방비를 지원하여 어르신들이 함께 식사도 하고 서로 어울릴 시간을 갖는다는 건 참 잘하는 일이다.
건강할 때 건강 지키는 것은 젊은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지만 특히나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고 건강상태를 염려하는 어르신들에겐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현실이다. 운동 중인 어르신들 한분 한 분에게 고마워하며 생각에 빠져 내 할 일을 잠시 잊고 있었다.
공원 몇 바퀴 더 돌아볼까 하고 가는데 잠시 망설이는 사이 때를 보고 있었다는 듯 아랫배가 살살 신호를 보낸다. 그 핑계로 빨리 돌아가려니 손 목에 달린 만보기 보기 미안해서 어른들 사이로 얼른 들어가 220m 공원을 몇 바퀴 빠르게 걷고는 자 이제 됐지?
그렇게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에선 그래도 잘 참았지만 엘리베이터 1,2,3,4, “15층입니다” 그 말이 나오고 문이 열리기까지 문 여닫는 속도가 평소에도 참 느리다고 생각했지만 그 몇 초가 그렇게도 길 수가 있을까! 문이 열리기까지 한세월이 지나가는 것 같다. 대문은 그래도 한 번만에 찰카닥 열려서 참 다행이다.
신발을 벗는 둥 마는 둥 달려 직행한 곳은 바로 그곳. 세상 다 얻은 듯 평화를 되찾은 여유로운 시간, 거실 중간에 나동그라진 신발 한 짝이 눈에 들어온다. 지나간 1초 2초가 얼마나 긴박했는지 내동댕이쳐진 손가방은 아무 말이 없다.
그렇게 혼자 동동거리며 난리를 치고 자리에 앉았건만 mi watch 요놈은 가만히 쉬는 꼴을 못 보는 모양이다. 한두 시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한동안 일어서서 움직이십시오”라고 재촉한다.
몇 시간을 서서 움직이고 힘들어할 땐
‘이제 좀 앉아서 쉬어 주세요’는
왜 안 하는지 너 참 웃기는 녀석일세.
엄마의 폰은 필요할 때만 들고 보는 기기일 뿐, 전화도 카톡도 문자도 때에 딱딱 맞게 연결되지 않으니 아들이 족쇄라며 사준 미 워치.
그 속에 아들도 같이 있는 것 같다.
‘일어나 운동하세요’
‘어머니 건강을 챙기셔야죠 ‘ 하는 것 같아서 찌릿찌릿할 때마다 깜짝 놀란다.
늦게까지 잠을 안 자면 “잠든 시간 40% 나쁨” 이렇게 나오면 불안하고 실지로 힘들다는 것을 몸이 더 잘 안다. 잠든 시간 100%를 달성해 보려고 잠이 오면 무조건 자는 것으로 목표를 정해 본다.
건강을 위해서 걸으려 애쓰고 잠자려 애쓰며 기기 하나로 생활습관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