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 숨 쉬며 살기
너의 모습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질 수 있다는 것은 너에게 마법 같은 매력이 숨어 있다고 해야겠지. 웬만해선 마음 잘 주지 않는 냉혈인간인지도 모르거든 그러면서도 소소한 일에 잘 넘어가기도 하는 알 수 없는 인간이란 말이지.
한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너를 볼 때면 가는 허리 끊어질까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작은 몸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작은 힘 모아 협동하는 지혜로움이 대견스럽기도 하더라. 온통 수해현장이 되어버린 비 온 뒷날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지. 부지런한 그 모습에 감동한다.
파란 이끼 위에 촉촉이 내려앉은 맑고 작은 이슬방울이 너와 너무도 닮아서 이슬이라고 불러 보고 싶었어 비겐 날 오후 바깥에 나갔다가 열심히 수해복구 중이던 너에게 눈과 마음이 멈춰 버렸어. 그때부터 너를 향해 짝사랑이란 걸 하게 되었지.
자연의 섭리를 망각한 한 인간은 풀은 잡초일 뿐이다 는 얕은 생각에 이끼 사이로 송송 솟아난 그 야리야리한 작은 풀 허리를 손가락 두 개로 꼭 잡고 어느새 뽑아 버렸어. 그 순간 아차 이 행동이 잘 못 되었다는 걸 알았지. 어쩌나 씨 뿌린 밭에 허락 없이 난 것이 잡초지 자유로운 땅에 뿌리내린 너를 잡초라니.
빈 땅에 먼저 뿌리내리면 주인인 거지 잡초가 따로 있나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촉촉이 젖은 이슬비에 어렵게 발 뿌리내려 살려고 안간힘을 쓰는 풀들과 대화라도 하고 싶었다. 이미 뽑힌 풀들에게 미안하다 말하면서 생각을 바꾸니 잡초일 뿐인 풀들도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더 크게 풀숲이 우거지면 마냥 예쁘고 사랑스럽지만은 않겠지만 어릴 때는 잡초나 호랑이 새끼나 고슴도치 새끼나 다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이는 법인 기라.
그때 너의 몸체만 한 하얀 먹이를 물고 이끼 사이로 꼬물꼬물 돌아다니던 이슬이 너를 만났던 거야 끝까지 흔들림 없이 너의 길을 가고 있던 너의 그 모습에 그 목적지가 어딘지 궁금했고 끝까지 따라가 보았지. 지독하게 심심하고 할 일 없는 인간인 것처럼 말이다.
언제 밟혀 죽을지도 모르면서 땅바닥을 기어 다니며 사는 이슬이 너나, 언제 후다닥 뽑혀 던져질지도 모르면서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잡초들이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산다고 안간힘 쓰는 민초 같은 나나 같은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간다는 것은 다를 바가 없었다.
어느 곳 어느 틈새에서도 생명 있는 것들은 다 아름답게 잘 살아가고 있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