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운전
1. 차는 밟으면 가는 줄 알았지
초보운전이면서 이제 조금 자신이 생겼다고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라갔다. 도심에서는 어차피 속도 제대로 못 내니까 잘하나 마나 별 차이 없었기에 운전을 제법 할 줄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전용도로 입구에 들어서자 한번 제대로 달려 보겠다고 액셀 레이트를 밟아도 밟아도 차가 잘 나가지 않았다. 그 참 희얀한네!
차는 밟으면 나가야지 왜 이렇게 안 나가는 거야.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초보가 답답할 정도였다면 감잡을 만 하지. 자동차도 초보운전 알아보나 보다. 그래도 미련하게 자꾸 밟기만 했을 뿐. 다른 생각 할 줄을 몰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이드 브레이크도 안 풀고 한참을 씨름하면서 갔다는 것이다. 마누라보다 차를 더 아끼는 차주가 그 당시 알았더라면 어이구 이, 바보야! 욕 실컷 얻어먹었을 것이다. 요럴 땐 입 딱 닫고 시치미 뚝 떼는 게 차라리 낫다. 모르는 게 약이 되니까.
운전 한 시간하고 나면 목이며 어깨에 깁스한 것처럼 사흘은 고생해야 되는 초보운전자 그럴 바엔 차라리 걸어 다니는 게 더 편하지 않았을까.
2. 신호에 따랐을 뿐이고
1톤 화물차를 운전해서 큰 사거리를 지나가는데 그만 신호가 바뀌었다. 교통법규 잘 지킨다고 초록색이 빨간색으로 바뀌기가 무섭게 그 자리에 딱 세웠더니 신호가 바뀌면 다 세울 줄 알았던 다른 차들은 빨간색인데도 다 지나가버리고 네거리 한 중간에 혼자만 덜렁 남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민망하게 그대로 있다가 다음 신호 받고 건너왔다는 그 이야기에 모두 다 배꼽 잡았다.
그래, 지나가던 사람들 아무 말 안하더냐니까 무슨 소리를 했는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생각이 하나도 안 나더라. 점잖아 보이는 사람들도 운전대만 잡으면 ㄱ, ㅁ, ㅆ, 등등 숨겨진 본색이 다 드러나는데 눈 홀기는 사람 없이 이상한 소리 안 하고 모두 다 허허 웃으며 그냥 지나갔을까. 그 이후에는 긴 사거리만 지나가면 신호 바뀔까 봐 간이 콩알만 해 진다고. 오동통한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어쩔 줄 몰라했을 그 모습을 생각하면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초보운전일 때는 클랙슨 소리만 빵빵 울리면 또 내가 뭐 잘못했는가 깜짝깜짝 놀라게 되니까!.
3. 아저씨가 책임진다면
골목길 빠져나오느라 안전띠를 미리 챙기지 못하고 큰 도로에 나가는 찰나 경찰을 발견하고 아차! 안전띠 단속기간 이랬지!
머리가 띵하면서 떠오르는 건 돈, 돈, 돈. 벌금딱지.
바쁘게 안전띠 쫙 쫙 쫙 뽑아서 끼우지도 못하고 손으로 꼭 잡고 있는 판인데 눈치 빠른 경찰 아저씨 차를 세운다. 얌전하게 차를 세우고 눈치만 본다.
“안녕하십니까?”
“아주머니 그 손 한번 놔 보십시오.”
“왜 그러시는데요.”
“아주머니 그 손 한번 놔 보시죠.”
“이 손 놓으면 큰일 나는데요.”
“아저씨가 책임진다면 손 놓고 안 그러면 절대로 손 못 놓아요.”
아저씨와 둘이서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가 아저씨가 “제가 책임 질 테니까 그 손 한번 놔 보세요.” 예, 하고 손을 놓으니 잡혀있던 안전띠가 쭈르륵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걸 본 경찰 아저씨가 죽는다고 웃더니
“아주머니 참 못 말리는 사람이네요”
“운전 조심하십시오”
한바탕 크게 웃고 벌금 스티커 면제해 주어서 몇만 원 벌었다는 이야기.
무작정 용감한 초보운전 엄마들의 운전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