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안 할래요
100년을 살아오신 어머님을 위해
100세 생신축하잔치를 거창하게
계획했던 아들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입을 막고 코를 막고 사람을 피해
다녀야 하는 코로나 세상이라.
아쉽게도 모든 것 내려놓고 한 세기를
살아오신 어머니의 100세 생신에도
조용히 더 조용히 입을 막고
숨 죽이며 지내야 했다.
아들이라면 그렇게 좋아하셨던 어머님!
씻고 닦고 어루만지며 키워 온
세상에 둘도 없는 아들.
어머님의 호출 전화 한 통이면
무슨 일인가 열일을 제쳐놓고 달려가
어머님 앞에 머리 조아리며
무슨 말씀 하실까 기다렸던 아들.
아들이 최고인 어머님의 사랑이나
어머님이 최고인 아들의 효심이나
모자의 두터운 정에 감히
누가 끼어들 틈이란 없었다.
긴급 호출에 놀라 달려갔지만 별말씀 없이
두 시간을 서로 쳐다보고만 있어도 좋아하셨던 어머님. 바쁜 일정 접어두고 그러고 앉아 있었어도 그나마 호통치며 아들을
불러들일 힘이라도 있는 어머님이 계셔서 감사하다고 했던 아들.
아들 보고 싶은 어머님의 그 마음이 1순위!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뻔한 호출인 줄 알면서도 아들은
수시로 달려가곤 했다.
쉽지 않은 100년을 살아오신 어머님!
101세로 접어들면서 그 좋아하시던 아들
얼굴도 몰라 보실 만큼 기력이 떨어지셨다는 안타까운 이야기.
어머님을 찾아뵙고 돌아서는 아들은
보면 볼수록 마음만 더 짠하다는 그 말.
“엄마 없으면 못 살 것 같다”던
중년의 아들 그 짱짱하던 모자간의
연결고리마저도 이젠 점점 느슨하게
풀어드려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으니
멀잖아 다가올 것 같은 이별을 예상하며
아들의 마음은 더 쓰리고 먹먹하고
아프다는 그 말.
어머니의 건강장수 혈통을 물려받았다는 자신감인지 늘 청춘 인양 건강에 신경 쓰지 않고 무방비로 살아가는 그 아들을 위해
“이런 운동을 하고 이런 식습관으로 살면
100세까지 장수할 거다”라는 충고의 말에
“그러면 난 안 할래요 난 장수하기 싫어요”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어머님의 혈통만 받았어도
100년은 무난히 살아갈 텐데
애써 노력할 필요 없이
자유롭게 살겠다는 뜻과
100년을 살아오신 어머님을 보면서
기나긴 세월 홀로 걸어오신 그 길이
꽃길만이 아니었기에 장수하기 싫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어렵고 힘든 세월 100년을 살아오신
어머님께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남은 삶은 더 건강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