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아침 일찍부터 어디를 가려고 관광버스는 대기하고 있는 것인지 무슨 일이세요? 하는 멍한 눈으로 바라보던 친구는 엄마 따라 엉겁결에 버스에 오른다. 엄마와 아들, 엄마랑 딸이 함께 나들이 가는 야외활동 프로그램을 위해서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집안일 접어두고 자녀들이랑 즐겁게 바깥바람 쐬며 쌓인 스트레스 훌훌 날려버리라고 나들이 가는 것이다.
영주 부석사와 선비촌을 돌아보고 소수서원에서는 보호수로 지정된 500년 된 은행나무도 보았다. 그 오랜 세월 비바람 맞서며 몸집을 키우느라 겉모양은 거칠어졌지만 뚱뚱한 몸집으로 한자리 차지하고 사람들을 맞았다.
나무둥치와 어울리지 않을 연약한 가지에는 몇 개 의 열매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그 모습은 왠지 마음이 짠했다. 싱싱함을 뽐내던 도로변 은행나무들과 다르게 호호 할머니가 어렵게 얻은 자식을 애지중지 키우는 것 같아서 애처로웠다.
아들 손잡고 앞서 가는 어머니 엄마 손잡고 “아이 좋아 좋아 헤헤” 웃음 짓던 딸내미. 엄마 손잡고 나들이하는 모정의 시간. 적당히 걷고 힘을 빼고 나니 점심시간이다. 산채정식과 청국장, 돌판 비빔밥, 고추장 돼지불고기. 입맛대로 골라먹는 풍성한 상차림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어머니들은 특별히 동동주도 한잔씩 곁들인다. 서로 발그레 한 얼굴 쳐다보며 "복사꽃 한송이 피어났다."며 한바탕 하하하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어머님들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예쁘고 모두 천사예요.' 안주삼아 칭찬 한마디 곁들인다.
과분한 칭찬이라고 하면서도 아무도 거부할 생각은 없는 듯 모두 기분 좋은 표정이다. 아픈 손가락 하나씩 안고 살아가는 어머니들이라 서로 마음이 통한다. 짧은 순간일지라도 모두 걱정 내려놓고 맘껏 웃고 즐기며 대화하는 그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구경도 잘하고 돌아오는 시간에는 관광버스의 묘미 신나는 "쿵 짝 쿵 짝 쿵짜라 쿵작 " "오빠는 잘 있단다."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등등 기사 아저씨가 고속도로에 올리면서 "자 이제 노세요." 하면서 신나는 음악으로 밑자리를 깔아 주었다. (한때 관광버스 춤이 유행할 때가 있었다)
조금만 치켜세워도 엉덩이가 털썩털썩 흥이 넘치는 화야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어디가 탈이난 것이지. 그 쿵작 소리에 벌떡 일어나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어깨는 들썩들썩 맨 뒷좌석에서 중간 통로로 뛰어나온다. 온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데 어찌나 잘 놀던지 통제 불과할 정도로 팔짝팔짝 뛰면서 신나게 잘 놀았다.
그 바람에 점심시간에 동동주 한잔씩 드신 어머니들 도 몸과 마음이 좀 풀렸겠다. 엉덩이 붙이고 있을 수 없는지 애라 모르겠다 슬슬 일어나 스트레스야 확확 날아가라 신나게 한바탕 몸을 흔들었다. 놀고 싶은데 자신이 없어 쭈뼛쭈뼛 일어나지 못하는 친구들 다 일으켜 세웠다. 엄마와 아들 엄마와 딸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난 후 휴게소에 들어와서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조용해졌다.
화야는 얼마나 온몸으로 팔짝팔짝 뛰며 잘 놀았던지 옷이 다 젖을 정도로 땀범벅이 되었다. 온풍은 냉풍으로 바뀌었고 추운 날에 찬바람이 머리 위에서 내려왔다. 시끄러운 소리가 싫은 성환이는 화장지 뜯어서 양 귀에다 하얗게 막고서 털모자 푹 눌러쓰고 눈 딱 감고 앉아있다. 인상 찌푸리고 앉아 있었던 한 두 명 친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많은 이들이 신나게 놀았고 하루를 재미나게 잘 보냈다.
“잘하던 짓도 멍석 깔아주면 못한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 친구들 평소와는 다르게 분위기 따라 잘 놀았다. 자리 깔아줄 때 잘 놀 수 있는 것도 타고난 재능이다. 누구라도 분위기 따라 놀 줄도 알아야 되고 일할 때는 또 열심히 일도 잘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잘 노는 것도 능력이다. 야외활동 사회적응훈련 한번 잘했다.
지금 코로나 시대엔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이런 날도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