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첫 유럽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화장실을 자주 가는 편인 내게 했던 여러 말말말
거기는 우리나라처럼 화장실이 많이 없다는데 어쩔래 걱정 반 놀림반이었다 모든 것이 낯선 곳에서 정말 다급한 상황이 생기면 어쩌지 미리 걱정하며 생각한 것이 성인용 팬티 기저귀를 입고 가야 하나 별별 생각을 다 했다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를 가나 사는 방법은 다 있겠지 하면서도 속으론 불안했다 버스로 장거리 이동하기보다는 기차를 더 좋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한 시간 이상을 돌아봐야 한다는 그 말에 화장실이 없으면 어쩌지 미리 대비하느라 급하지는 않지만 입구에서 사용료를 지불하고 볼일을 다 보고 들어갔더니 관광지 안에 번듯한 화장실이 있는 것을 보면서 누추한 곳에서 사용료까지 내면서 유난을 떨었구나 아쉬움과 반가움이 교차했다
때때로 고속도로를 달려 장거리 이동을 하다 보면 휴게소를 꼭 들리는 편이라 만약에 곳곳에 휴게소가 없다면 휴게소는 있는데 화장실이 없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된다 별일 없이 느긋한 사람이 있는 반면에 다리를 배배 꼬며 다급한 사람 등등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화장실은 있는데 물이 안 나온다면 또 어떨까 여러 가지로 불편하겠지만 가는 곳마다 휴게소와 화장실이 정말 잘 되어 있어 감사하다 우리나라만큼 휴게소는 물론이거니와 산을 가나 공원을 가나 어디를 가도 불편하지 않게 화장실이 잘 되어 있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한겨울 차가운 손 녹여 주던 화장실의 따뜻한 수돗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손이 시리도록 찬물이 나왔을 때 그 기분은 손끝으로 물을 탁탁 튕기며 배려 없는 곳이라고 구시렁 거리며 잠시 스쳐가는 곳이기에 잊어버리기도 하겠지.
당연히 찬물이 나올 시기라고 믿었는데 의외의 따뜻한 물이 손끝을 감쌀 때 말없이 다가 온 온기에 고마워하며 그 따뜻한 배려에 여기 이 휴게소 한 번 더 기억하게 되겠지.
지나가다 들린 휴게소 화장실에서 식사를 위해 들린 음식점 화장실에서 따뜻한 수돗물에 손을 씻으며 누군가 따뜻하게 손잡아 주는 듯한 포근함을 느끼며 감사한다. 따뜻함이란 그냥 좋다 흘러가는 물이라고 함부로 흘러 보내지는 말아야지 마지막 한 방울의 온기도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