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사지
어제 뭐 했는지 오늘 아침에 뭘 먹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마사지에 관한 추억만큼은 낱낱이 다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더 신기하다. 6년이 지난 지금도 필리핀 막탄섬 오션 마사지샵을 기억한다. 여행사 패키지에 포함된 마사지의 아쉬움과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딸내미와 자유시간을 이용해 찾아갔던 곳이 오션 마사지였다. 규모가 작고 허술한 만큼 가격도 저렴했다.
첫 경험이 아니었기에 그 맛을 제대로 즐기며 느낄 수 있었다. 적당한 키에 약간은 오동통했던 필리핀 아주머니의 그 손맛은 정확했다. 누르고 두드리고 당기고 문지르며 오일에 온찜질까지 빈틈없이 잘했다.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듣기 미안할 정도로 한 시간 동안 최고의 서비스를 받았다. 덕분에 시원하고 개운한 맛을 느꼈다. 두 마리 토끼 다 잡은 기분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볍고 상쾌하며 만족도는 최고였다.
전신 마사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수수하게 생겼지만 손맛은 최고였던 그 아주머니 마사지사를 소개해주고 싶다. 온몸을 맡기고 시원한 그 맛을 맘껏 느껴보라고 하지만 그 맛집은 우리 곁에 있지 않아서 제일 아쉽다. 사람마다 다 원하는 강도가 다르고 느낌도 다르겠지만 그곳은 들어가면 제일 먼저 강 약의 정도를 물었다. 딸내미는 약하게 해 주세요. 나는 무조건 강으로 해주세요. 최강을 선택했다. 그래 알았으니 '너 오늘 한번 죽어봐라' 하는 의미인지 담당자가 싱긋 웃었다.
패키지에 포함되었던 아로마 마사지, 핫 스톤 마사지는 분위기는 고급이었지만 만족도는 별로였다. 두 시간 동안 쉬엄쉬엄 틈이 많았던 관계로 더 짜증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찾았던 그곳은 한 시간이었지만 쉼 없이 이어지던 손맛 그 느낌이 훨씬 더 시원하고 좋았다. 그래서 오션 마사지 오션 마사지 지금도 노래를 부르나 보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으로 남아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필리핀 막탄섬 오션 마사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