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험에 깊이 빠졌다

태국 마사지

by 수국

온몸으로 느꼈던 추억의 첫 경험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언제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아라 달려갈 그런 느낌이었다. 생일 선물로 태국 마사지 티켓 두장을 받았다. 태국 마사지란 뭘까 궁금했지만 집콕 아줌마의 색다른 외출은 쉽지 않았다. 처음이라 용기가 없었고 누구라도 같이 갈 사람이 필요했다. 만만하고 편한 여동생과 함께 주말을 이용해 예약된 그 마사지샵을 갔다.


잔잔한 음악과 은은한 불빛 그 분위기가 마음을 편하게 했다. 하얀 꽃잎이 띄워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근 후 하얀 수건으로 닦았다. 직원이 안내해 준 방은 2인실이었고 침대도 매트도 아닌 두툼하고 하얀 보료가 깔려있었다. 동생과 나는 그곳에서 제공하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각자 자리에 누워 무슨 일이 일어날지 큰 의식이라도 치르려는 듯 마음을 가다듬고 기다렸다.


잠시 후 작은 키에 탄탄하고 건강하게 생긴 젊은 여성 두 명이 들어왔다. 태국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인이었다. 짧게 인사를 하고 우리는 마사지사가 시키는 대로 엎드렸다 뒤집었다 순순히 잘 따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의 뭉친 근육을 꼭꼭 누르고 두들기고 당겼다. 아프기도 했지만 결론은 시원했다.


마사지사는 숙련된 기술을 사용하지만 보조도구 하나 없이 온몸으로 부딪치며 혼신의 힘을 다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러나 우리에게 한 시간은 너무 짧았다. 눈치 보며 살살 들어왔던 마사지샵을 나갈 때는 여러 번 와본 단골처럼 당당하게 나갈 수 있었다.


저 사람들은 하루에 몇 명의 고객에게 마사지를 해줄까. 돈 벌기 위해 왔을 텐데 기가 다 빠지도록 일한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한 시간 동안 전신 마사지를 받는 남자고객의 심정이 궁금했다. 감성이 무딘 여자인 나도 너무 시원하고 기분이 좋아서 이 고마움을 따로 사례를 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이 오락가락하는데.


은은한 불빛 아래 세상 편하게 누워 있는 남자에게 젊은 여성이 몸을 부딪치며 전신 마사지를 한다. 시원한 기분을 떠나 몸과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까. 무딘 감성과 몸으로 한 시간을 잘 버텨낼 무쇠 같은 남자가 있을까. 뜬금없이 야릇한 분위기를 상상하며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전신 마사지를 은밀하게 즐기는 남자라면 왠지 색안경을 끼고 볼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했다.


반대로 여자 고객에게 남자 마사지사가 한 시간 동안 시원하게 온 전신을 마사지해 준다면 어떨까. 생각은 자유지만 건전한 마사지 샵에서 뭉친 근육 잘 풀고 시원하다 고맙다 기분 좋다 그랬으면 됐지. 쓸데없는 잡다한 생각으로 정신건강에 오점을 남기는 건 아닐까. 야한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이 더 염려스럽다. 상상은 접어두고 마사지받던 그 순간만큼은 정말 시원하고 좋았다. 첫 경험이었지만 예상과 달리 깊숙이 빠져들었고 딸내미의 생일선물은 효과 만점이었다.


이렇게 태국 마사지를 맛본 후부터는 신세계를 만난 듯 전신 마사지를 너무 좋아하게 되었다. 뭉치고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는 시원한 마사지를 날마다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사지는 아파서 싫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머리 어깨허리 팔다리 손끝 발끝 어디를 비틀고 당기고 두드려도 좋아할 것이다. 강하게 자극해 줄수록 더 좋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 행복하다. 근육이 뭉치고 굳을 만큼 세파에 시달리며 살아온 후에나 느낄 수 있는 시원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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