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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국 Jun 08. 2023

갈비탕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선물로 받은 갈비탕  봉지가 냉동실에 꽁꽁 얼어 있다. 처음에는 다음으로 미루고  후엔 잊어버렸다. 유통기한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넘게 냉동실에서 숨어 있었다. 이젠 그 갈비탕이 아무리 맛있어도 먹을 수가 없다. 갈비탕을 만들던 여사장이 우리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 양념 고기와 갈비탕을 판매했던  사장은 설암으로 죽었다. 수술과 항암치료에 최선을 다했지만 암을 이기지 못했다.  살이면 아직 젊은 나이지만  떨어지니   없었다.


냉동실 갈비탕처럼 영안실 냉동고로 들어가 꽁꽁 얼어버린  덩이 물체일 . 맛난 음식을 개발해  수도  이상 살아갈 수도 없다. 애써 가꾼 사업장과 가족을  두고   들고 먼저 떠났다.  이상 인간의 힘과 어떤 열정으로도 해결할  없다. 그의 마음과 눈빛과 손길이 머물렀던  갈비탕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 짭짤한 눈물 맛만  것이다.


모든 걸 내려놓고 화장터 뜨거운 불속에서 후루룩 태워져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갔다. 그녀를 생각하면 그 갈비탕을 뜨거운 불에서 펄펄 끓여 고기를 질겅질겅 씹고 국물을 후루룩 먹을 수가 없다. 결국 그 갈비탕도 그녀처럼 자연의 일부분으로 돌려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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