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신경 제로인가
“이거 만원 주고 샀어” 운동신경 제로인 겁쟁이에게 생전 처음 내 자전거가 생겼다. 이 자전거를 바로 세워 씽씽 달릴 수 있는 날이 올까! 바퀴만 봐도 두 다리는 부들부들 떨리고 몸은 옆으로 쓰러질 것 같은 부담감이 확 다가온다. 가만히 세워두고 바라본 지 며칠째다 어쩌지! 묵묵히 바라보며 소리 없이 재촉하는 너를 보니 둔한 내 신경계가 꿈틀거린다.
그래 함 해보자 “남의 머릿속에 든 공부도 배우는데 눈에 보이는 그 걸 못해” 그러시던 엄마 말씀을 떠올리며 용기 내어 네 양 귀를 잡아 본다. 팽팽한 긴장감에 양손엔 힘이 꽉꽉 들어간다. 텅 빈 운동장 한 귀퉁이에 세워놓고 “뒤에서 잡아줄게 앉아 봐” 짱꾸 머리 남자는 기대하며 응원을 보낸다. 어머머 기우뚱기우뚱 안정감 없는 흔들림. 안장 위에 앉기도 쉽지 않다. 땅에서 얼마나 떨어졌다고 온 세상이 다 흔들리고 무섭다. 이럴 땐 두 다리로 땅을 딛고 천천히 걷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자전거를 꼭 배워야 할 이유도 없는데 왜 이렇게 부들부들 떨면서 넘어지면 바로 골절일 텐데. 부실한 뼈대에 어떤 고통이 더해질지 모르는 위험 부담을 안고 기어이 해보겠다고 하는지.
쉽지 않다는 걸 이미 예측은 했지만 자전거 타기가 이렇게 어렵고 무서운 일인 줄 몰랐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 오른발은 밟고 또 밟으며 안간힘을 다 쓴다. 오른발의 열정에 오를 때를 놓친 왼발은 순간순간 맞고 또 맞는다. 왼발과 왼쪽 무릎은 멍든 만큼 서럽고 좌우로 흔들리며 제자리걸음 3일 차에 보호망이 되어주던 짱구 머리 남자는 지친 손을 놓아버린다.
슝슝 나가고 싶은 마음과는 상관없이 제자리에서 비틀거리기만 하는 속 타는 이 마음을 발판 너는 다 알고 있겠지. 하루 이틀 삼일 땀에 젖어 고양이 상이 되어도 큰 발전은 없다. 무딘 운동 신경에 맞고 또 맞고 멍들고 아파도 오직 두발을 올리고야 말겠다는 오기는 발동한다. 몸치의 대단한 성과는 너와 씨름한 지 팔일만에 기어코 양발을 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난 한 시간 만에 탔어” “하루 만에 탔는데” 별것 아닌 것처럼 모두 쉽다고 하는 자전거 타기다. 늦어도 삼일이면 룰루 라라 앞으로 앞으로 나간다는데 나만 어려웠던가. 팔일만에 두발을 올렸다니까 내 말을 들으면 누구나 다 “허허허 하하하”한바탕 웃는다.
참 웃을 만도 하지. 좀 더 늦게 배웠다면 열흘이 걸렸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팔일만에 두 발을 올리고 운동장을 한 바퀴 두 바퀴 돌 때의 그 성취감은 이마에 흐르던 땀방울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즐겁다. 어렵게 해 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람들이 오고 가고 차들이 다니는 큰길까지 나가는 건 아직 숙제로 남았지만 애써 배운 자전거 타기 써먹지 않아도 내 몸은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