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
채소를 정리하던 어머니는
잡곡 파는 할머니를 돌아보며
더 크게 후유 숨을 내쉰다
힘든 우리 속마음을 누가 알까
일하는 어머니들은 황소보다도
더 튼튼한 몸을 가진 줄로 안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힘을 다 쏟아붓고
늦은 저녁 집에 돌아가 곤드레 비빔밥에
숭늉 한 뚝배기면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린다
오늘도 따신 밥 먹으려면 열심히 살아야지
굽은 등에 힘을 싣는다
건어물을 정리하던 아저씨는
작대기를 두들기며 꼴뚜기만 한
쥐새끼들이 속을 썩인다며
쥐새끼들과 전쟁 치듯 투닥투닥 툭툭
구석구석 정리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어묵을 튀기던 아저씨는
명함 수첩을 넘기듯 한번 온
손님들의 얼굴을 다 기억한다며
찾아 주심을 감사하며
뜨거운 기름을 향해
어묵 반죽을 죽죽 밀어 넣는다
등줄기 식은땀이 흐르도록 일하는
아버지들은 환자가 될 권리도 없어요
어둠이 세상의 경계를 다 없애자
지친 하루를 등 뒤로 넘기며
오늘만 같으면 고봉밥 한 그릇쯤은
문제없겠다고 도톰해진 전대 주머니를 만지며
환한 얼굴로 허리를 펴는 시장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