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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Apr 03. 2019

목요일 밤이 위로가 되는 수요일 밤.

그리고 더 많은 목요일에도 잘 할거란 걸.

아, 어느덧 또 일주일의 절반이 지나가는 수요일이다. 자꾸만 달이 보고싶어진다. 외로워졌다거나 지친다는 신호중 하나다. 평소 위로가 되던 몇가지들조차도 도통 위로가 되질 않는다. 우울하기만한 요즘이라 그리 놀랍진 않지만 쓸쓸하고 외로운 기분을 어떻게 무마시킬까 하는 고민이 커질 뿐이다. 그러다보면 고민이 순간을 더 쓸쓸하게 만들기도. 그러던 중 늘 의미없이 듣던 노래들을 듣다가 오래만에 들은 어반자카파와 빈지노가 함께한 ‘목요일밤’은 뜻밖의 위로를 가져다준다.





이리 저리 치이다 정해진 모든 걸 해내도 하나도 웃음 안 나고 또 올 내일이 두렵고 밤은 좀 남았는데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고,


하루종일 모니터만 뚫어져라 보고 난 후에도 혼자뿐이니 남는 시간이 늘 많다. 말을 할 사람이 없어 입에서 단내가 나기 시작한다. 하하하 웃는 일은 새삼 잊혀진지 오래. 자꾸만 지인들과의 카톡이나 전화를 붙잡곤한다.

요즘은 아침에도 그리 일찍 나가지 않는다. 해가 어깨쯤 떠있을 무렵부터 적당히 져있을 시간까지 통으로 작업을 해도 ‘아, 이제 남은 저녁시간에는 또 뭘 해야하나’ 빈 시간을 채울것을 찾기에 바쁘다. 그리고 그러다보면 금새 지쳐버리고만다.





한없이 축 쳐진 나를 정말로 태우러 올 것 같은 설렘이 가득 밀려왔다. 기분이 좋아졌다. 아직 오지 않은 밤공기를 실컷 맡으며 한강의 다리 위를 달리고있는 기분이다.


나를 담은 가사였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한참을 쓴 것 같은데도 남아있는 밤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는 요즈음. 꽤나 큰 위로가 되었다. 보통 노래를 들을때 하나에 꽂히면 주구장창 무한반복을 하기 마련인데 오늘은 딩고에서 라이브로 업로드했던 네사람의 ‘목요일 밤’을 무한반복 시청했다. 한없이 축 쳐진 나를 정말로 태우러 올 것 같은 설렘이 가득 밀려왔다. 기분이 좋아졌다. 아직 오지 않은 밤공기를 실컷 맡으며 한강의 다리 위를 달리고있는 기분이다.




차를 타고 세차게 지나던 밤공기를 만지려 창 밖으로 내밀었던 손, 그리고 손에 부딪힌 공기들과 반짝이던 한강 위의 다리들이 이 노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참 우습다. 힘든 순간의 기억들과 나의 상황과 비슷한 노래덕에 힘든 지금이 위로가 된다는 것이. 그래서 힘들기만한 이 순간이, 언젠가 미래의 힘든 순간에 놓인 나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솜털같은 희망을 툭, 하고 건드린다.


어디든 데려다 줄게. 건반처럼 가로등을 가로지르며 너의 하룰 들으며, “그랬어?” 그러면서 너를 괴롭혔던 바깥 세상의 밤 공기를 밀며 창 밖에 내던진 음악처럼 한강엔 별과 달이 시간과 똑같이 흐르고 있어, 우린 느낄 수 있어 둘이서 앞으로 더 많은 목요일에 도착할 거란 걸.      -노래 '목요일 밤'            https://www.youtube.com/watch?v=KPUSzO2-a6I


그리고 더 많은 목요일에도 잘 할거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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