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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Mar 25. 2019

이것이 내가 복잡한 이유일지 언정.

나는 이것이 싫지 않다.

인간은 복잡하다. 꼭 어떠한 이유나 뒷받침할 상황이 없더라도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오기도한다. 나는 종종 그렇다. 아니 그것 보다도 더 가끔 그렇다. 복합적으로 너무 많은 감정들이 한번에 나에게 밀려 들어올때 알 수 없는 서러움에 눈물을 흘린다. 한껏 엉엉 울고나면 한결 속이 시원해지곤한다. 그리고 이런 순간들 보다는 조금 자주 찾아오는 눈물을 흘리는 때는 '요 몇일간'겪었던 일들에 대한 버거움이다. 잘 마무리된 것 같았던 친구와의 작은 마찰, 뜻대로 풀리지 않는 회사에서의 일들, 아빠의 발과 엄마의 어깨를 더 많이 주물러주지 못한 죄송함, 반려견에게 더 해주지 못하는 괜한 미안함과 연인에 대한 벅찬 나의 감정들이 사실을 모두 '안괜찮았던 것'이다. 괜찮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은 나에대한 미안함이다. 이것들이 모두.


내가 나를 이 숱한 공격들로부터 지켜내지 못한 것에대한 미안함. 앞으로도 완전하게 방어해주지 못할 것에대한 안타까움. 더한 낭떨어지가 와도 이겨내라고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쓸쓸함. 이 모든 것들에 대한 눈물이다. 나는 그렇다. 내가 이렇기때문에 '인간'이 복잡하다고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꼭 모두가 이렇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란 '인간'이 이렇다 하여 모든 '인간'들이 그렇지는 않을테니. 이런 복잡한 순간은 보통 이겨낼 방도가 없다. 그저 시간이 천천히 지나가면서 나아지길 바랄 뿐인데 이는 저 복잡한 상단의 생각들이 정리되었다기보단 그저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순간들과 해야할 일들에 마주치면서 자연스럽게 저 아래 어딘가로 묻히는 것이다. 아마 누구나 그럴것이다. 누구나 힘든 순간들과 좋은 순간들을 함께 안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것이 삶이라는 것이라는 것도.


우울하기 그지 없는 순간들을 예전에는 꽤나 좋아했었다. 이유는 하나다. 쓸만한 글이 생각난다는것. 이유는 이것 뿐이었다. 무수히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하려 글을 쓰기 시작하였는데 주객이 전도되어 이제는 글을 쓰기 위해 조금 우울했던 감정을 극도로 끌어내리려고 하기도 한다. 어찌돼었든 그래서 나는 지금 글을 쓰고있다. 조금 다운된 기분을 조금 더 아래로 당기면서.


적어도 나라는 인간은 복잡하다. 꼭 어떠한 이유나 뒷받침할 상황이 없더라도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오니 말이다. 종종 아니 그것보다도 더 가끔이라도. 안괜찮은 모든 것들을 눈물에 담아 흘리고 손 끝에 묻혀 글로 풀어내고나면 조금은 나아지긴 한다만 아마도 나의 복잡함은 끊임없이 나를 찾아올 것이다. 그러면 나는 끊임없이 써내려갈 것이다. 이것이 내가 복잡한 이유일지언정. 나는 이것이 싫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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