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니가 남아있다는 증표인지, 나를 밟고간 아린 흔적인지

by 오롯하게

너와 내가 만났다.
우린 하나가 될 줄 알았는데
나는 너를 밀쳐냈고
너는 나를 밟고 지나갔다.


처음엔 죽는구나, 싶었다.

니가 밟고간 그 자리에서
한 방울씩 똑-똑 하고
피가 떨어지더니,
시간이 조금 지나자
피가 맺혔던 자리가
딱딱하게 굳어
가끔 거친 기억들에 스쳐
피딱지가 걸릴 때 마다
따갑고 가려울뿐.

처음 느꼈던 고통에는 비할 것도 아니었다.


딱지가 떨어지고
자국이 생겼다.
처음엔 흉터인줄 알았는데
더울때마다 바알갛게 붉어지는
내 이마에 옅은 점처럼
니가 나에게 떠오를때마다
누가 꾸-욱 하고 누른 것같이.
그렇게 자국이 생기더라


나는 이 자국이
나에게 아직 니가 남아있다는 증표인지
니가 나를 밟고갔던 그 아린 흔적인지
지금도, 아직까지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제는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