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by 오롯하게

요즘 산불이 많이 나고있어요.

갑자기 날씨가 더워지면서 부쩍 건조해진 탓이겠죠.

그런데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오네요.

오랜만에 내리는 비가 부쩍 어색하기도, 반갑기도 해요.

비가 오는 날은 그 전날부터 비 냄새가 나잖아요.

도시에서도 숲 속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한

유일한 순간이기도 한 것 같아요.


비가 오는 날은 유난히 차분해져요.

기억나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도 비가 왔었잖아요.

겨울인데 왜 이렇게 따뜻한가, 싶었는데

당신을 처음 만났던 그 날도

오늘처럼 깊은 숲 속 냄새가 났어요.

그래서 나는 오늘도 바람이 불 때마다

당신 생각을 했어요.

그러고보니 오늘은 당신 생각을

조금 더 많이 했네요.


추운 건 좋아하지 않으면서

비는 좋아하는 당신의 그 엉뚱함이

어쩌면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당신은요?

한번도 당신에게 나의 어떤 모습이 좋았는지

물은적이 없어, 갑자기 궁금해져요.

다음에 만나면 꼭 말해주세요.


당분간 계속 내릴 비에,

당신 생각은 그칠 틈이 없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