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불이 많이 나고있어요.
갑자기 날씨가 더워지면서 부쩍 건조해진 탓이겠죠.
그런데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오네요.
오랜만에 내리는 비가 부쩍 어색하기도, 반갑기도 해요.
비가 오는 날은 그 전날부터 비 냄새가 나잖아요.
도시에서도 숲 속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한
유일한 순간이기도 한 것 같아요.
비가 오는 날은 유난히 차분해져요.
기억나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도 비가 왔었잖아요.
겨울인데 왜 이렇게 따뜻한가, 싶었는데
당신을 처음 만났던 그 날도
오늘처럼 깊은 숲 속 냄새가 났어요.
그래서 나는 오늘도 바람이 불 때마다
당신 생각을 했어요.
그러고보니 오늘은 당신 생각을
조금 더 많이 했네요.
추운 건 좋아하지 않으면서
비는 좋아하는 당신의 그 엉뚱함이
어쩌면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당신은요?
한번도 당신에게 나의 어떤 모습이 좋았는지
물은적이 없어, 갑자기 궁금해져요.
다음에 만나면 꼭 말해주세요.
당분간 계속 내릴 비에,
당신 생각은 그칠 틈이 없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