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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Feb 07. 2017

인간은 결핍된 존재라는 것

영화<트루스 어바웃 엠마누엘>

결핍 :  1.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거나 모자람. 2. 다 써 없어짐.
이 세상 모든 만물들이 각각 그들만의 모습을 담고있다 하더라도 하나하나의 개체들이 0부터 10까지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굳이 그 속에서 공통점을 뽑아내자면 모든 것들은 결핍을 안고 있다. 


인간은 외로움으로 평생동안 많은 것들을 갈구하며 살아간다. 반려견들은 주인의 사랑을 언제나 갈구하며 가난한 이들은 부를 갈망하고 부자들은 돈 이상의 것에 대한 결핍을 느끼며 살아간다. 씨앗들은 물과 햇빛의 결핍을 안고있고, 지나가는 새들은 땅 속의 지렁이 혹은 물가의 물고기들에 대한 갈망을 안고 평생을 살아간다.


린다(좌)와 엠마누엘(우)

태어나면서 엄마를 죽였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엠마누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또한 ‘엄마’라는 개체에 대한 끝도 없는 결핍을 안으며 살아간다. 엠마누엘은 아버지와 재혼한 새엄마를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자신’이라는 생명에 대해 그 어떤 애정도 사랑도 없는듯 보여진다. 어느날 옆 집에 이사온 린다 또한 엠마누엘과 비슷한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심지어 그녀가 안고있는 결핍은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아이의 영혼을 작은 아기인형에 억지로 붙잡은채 그녀만의 세상으로 데려가버리기까지한다.

사실 영화 ‘트루스 어바웃 엠마누엘’은 별 다른 이야기나 영화적 기법을 통해 보여주는 색다른 묘미또한 갖고있지 않다. 그저 이 영화는 인간이 평생을 안고 가야 하는 ‘결핍’이라는 무한한 슬픔에 대해 토로하고있는 듯 보여진다. 이 커다란 세상에서 그 어떤 단어로도 형용되지 못하는 ‘엄마’라는 것에 대한 결핍을 안고 자신의 탄생을 후회하며 살아가는 엠마누엘과,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자신의 아기를 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린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결핍이 갖고있는 슬픔과 아픔과 절망에게서 보여지는 아이러니한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나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감정과 생각들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 시기와 질투라는 날카로운 감정으로 스스로를 도약시킬 수 있듯, 동정과 안타까움에 흘릴 수 있는 눈물로 이 세상 많은 것들을 사랑할 수 있듯, 언젠가 다가올 죽음을 알기에 시간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품고 살아갈 수 있듯,  무언가에 대한 결핍이 있기에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찾다가 기대치도 못한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지 않은가.

부족함과 모자람으로 비어진 공간을 채우는 것도 좋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빈 공간을 채우려 애쓰기 보다, 그저 가만히 비어져있는 공간에게 시간을 선물하면, 당신의 작은 선물에 답이라도 하는듯 당신도 눈치채지 못한 순간에 가득. 무언가로 가득 채워져 있는 그 공간을 가슴에 담고 또 그렇게 빛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트루스 어바웃 엠마누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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