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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문숙 May 19. 2016

2016.5.17 - 방울토마토 절임

                                                                                                                                                                                                                                                        

오늘은 방울토마토에 칼집을 넣는 일이 왜 그렇게 성가셨는지 모르겠다. 무게를 달아보니 600그램이다.



작은 방울토마토에 열십자로 칼집을 넣고
끓는 물에 넣어서 껍질이 오그라들면
재빨리 얼음물에 담가 식혀서
토마토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채반에 받쳐놓고 
껍질을 벗겼다.



바질은 아직 새싹을 벗어나지 못한 처지라 단념하고 
상추 사이에 옹색하게 끼어 살고 있는 쪽파 몇 뿌리를 뽑아 다졌다. 마늘 세 쪽을 으깨어 넣고 간장 작은 스푼으로 하나, 올리브 오일은 큰 스푼으로 넷을 넣어 섞으면 토마토 절임이다.



아침에 남아있던 양파 두 알과 어제 튀각용으로 사 온 감자 네 알을 넣고 감자 양파 수프를 끓였으니 곁들이로 맞춤이다.



바삭하게 토스트 한 빵 두 조각과 토마토 절임,



버터를 녹인 팬에 식빵을 깍두기처럼 썰어 넣고 구워서 크루통 흉내를 내고 아직 어리지만 제법 모양을 갖춘 파슬리를 다져 얹은 수프가 등나무 그늘 아래에서의 점심이다.



앵두가 붉게 물들고 찔레가 향기를 뿜어내는 
오월의 오후 3시.

아무리 성가시고 귀찮아도 건너뛸 수 없는 단계가 있고 뒤바꿀 수 없는 순서가 있다는 걸 타샤 할머니의 감자 수프와 토마토 절임에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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