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타이머를 샀다. 버튼을 돌리면 빨간색 영역으로 남은 시간을 보여주니 시각화로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고요한 새벽 시간 글쓰기에는 작은 초침소리마저도 내겐 거슬리는 방해꾼이 되고 말았다. 결국 거실로 나가 청소할 때, 아이 학습 시간, 미디어 보는 시간 조절용으로 쓰고 있다.
이번엔 스톱워치 공부 타이머를 구매했다. 남편이 보고는 고시공부 시작했냐고 묻는다. 그런 장비 없어도 글 쓸 사람은 다 쓴다는 속마음이 그의 눈빛으로 말하고 있는 듯했다.
글을 쓰기 전 동그란 버튼을 누른다.
딱 5분간은 쓰고자 했던 글감에 대해 무슨 말이든 쏟아 낸다. 막히면 줄을 바꿔도 되고 생각이 안 나면 생각 안 난다고 그대로 쓴다. 맞춤법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처음엔 10분으로 시작했는데 그 시간도 길게 느껴지고 부담이 되어 5분으로 정했다. 5분이 지나도 쓸 이야기가 있으면 계속 쓰면 된다. 단 5분이라는 시간 동안은 손을 멈추지 않는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내용에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막힘없이 쏟아붓는다. 하루 한 번 맺힌 감정을 털어내는 시간을 가지면 나는 그만큼 가벼워질 것이다. 다 쓰고 나면 마음 한 구석이 시원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