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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May 01. 2020

[책 리뷰] 그리스인 조르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책도 연이 있나 보다. 지인의 소개로 산 책이 몇 달째

진도가 나가지 않기를 반복하다가 책장 속에서 잠자고 있었다. 500쪽이 넘는 양부터 부담되는 소설이었다. 혼자서는 읽어보지 않았을 책이 독서모임 발표 도서가 되어 어쩔 수 없이 보게 되었다. 


  작가 니코스 카진자키스(1883~1957)는 자연인의 본원적인 생명력을 발산하는 작품들로 근대 그리스 문학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1950년대 노벨문학상 후보로 지명되기도 하였다.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크레타의 독립전쟁, 마케도니아 독립투쟁, 발칸 전쟁과 세계 1차 대전 등 암울했던 격동의 시기로 두 주인공의 정신적, 육체적 모험과 고통을 다루고 있다.


  그리스 크레타 섬을 배경으로 갈탄 광산을 운영하려는 주인공과 그가 고용한 일꾼 알렉시스 조르바가 함께 지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실존 인물인 조르바의 삶과 행적을 주인공인 나(카잔자키스)와의 대화록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내가 아주 사랑했던 부지런한 노인...조르바는 내게 삶을 사랑하는 법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조르바는 먹물들을 구원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본문에서 언급했듯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스승으로 호메르스, 베르그송, 니체보다 자신이 고용했던 노인 조르바를 꼽을 정도로 그를 위대한 스승으로 여겼다.


  현대고전으로 불리며 많은 지식인들이 '인생 책'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작가는 평생 자유를 위해 투쟁했고 인간의 구원 문제를 깊이 사색했다.

  작가는 그리스의 전통과 문화를 잘 녹여내었고, 감탄을 자아낼 심쿵하게 하는 서정적인 표현들과 날 것 같은 거친 문장으로 독자의 마음을 불편하게도, 미소 짓게도 하며 쥐락펴락하는 밀당의 고수다.

  조르바는 작가(카잔자키스)에게 인생을 사랑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온몸으로 가르쳐주었다.

조르바는 이론이 아닌 삶의 경험들을 악기, 일, 여자, 음식, 춤 등을 통해 인생의 본질적 가르침을 전수해준다.

많은 지식인들이 추천하는 이유를 3가지 정도로 생각해보았다.

첫째, 사회의 관습과 미덕을 넘는 인간의 잠재된
내면의 욕망들을 잘 묘사하였다.

둘째, 조르바는 위대한 영혼의 소유자로 성숙한 인간의 지향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셋째, 작가는 전 삶을 치열하게 영성 탐구와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사람의 모습을 제시한다.

순간순간 몰입하며 그 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생을 풍요롭게 살며 즐길 수 있는 지혜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카르페 디엠(현재 이 시간에 충실하라)이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 순간이었다.


조르바처럼 하고 있는 일, 만나는 사람, 지금 이 순간을

깊이 사랑하며 좀 더 고급지게 살아야겠다.



산책하면서도 자연을 보고, 사진에 담고 느린 속도로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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