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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May 10. 2021

[일상 관찰] 공원 풍경에서 보이는 것들

짧은 여행, 스며드는 추억

공원 풍경과 소중한 추억


자전거를 타고 싶어 하는 둘째, 걷기를 하고 싶은 아내와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하늘도 청명해서인지 나들이 나온 분제법 많았습니다. 건강관리, 가족 나들이, 체중감량, 반려견 운동 등 각자 이유는 다르지만 같은 공간을 향유하며 여유를 즐깁니다. 걷는 모습에서도 각양각색의 삶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노부부가 손을 잡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이어폰을 끼고 경보하듯 걷는 분은 목표를 향해, 기우뚱하며 불안한 걸음은 재활의 몸짓이며, 아이를 안은 모습은 모성애가 느껴지듯 사연은 다양합니다. 그런 중에도 유유자적하는 사람은 보기 드뭅니다. 천천히 걸어야 보이는 것들도 있을 텐데요.


가끔씩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시대를 증명하듯이 자전거, 전동 킥보드, 전동 스쿠터가 씽씽 달리며 산책 길을 갈라놓습니다. 그럴 때면 길가에 바짝 붙어 풍경을 따라갑니다. 길가 울타리 너머에는 장미, 붓꽃, 맥문동이 5월의 상징이라도 된 듯 저마다 자태를 뽐냅니다. 눈에 띄는 조우는 사진으로 화답합니다. 계절에 따라 형형색색 변하는 자연 풍경은 보는 이에게 여유와 쉼을 선물합니다. 그냥 받으면 되는데도 바쁜 현대인들은 누리지 못합니다. 여유 없이 아등바등 '더 많이'를 외치며 사는지도 모릅니다.


움직이는 공간의 넓어야 기분도 한결 나아집니다. 활동 공간도 가끔은 바꾸어야 몸의 리듬감도 살아납니다. 몸이 가벼워야 받아들이는 마음도 커집니다. 찌뿌둥한 기분도 나뭇 사이의 햇살에 상쾌해집니다. 공원 산책은 주말을 갈무리하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냥 돌아가기가 아쉬워 공원 벤치로 치킨을 주문했습니다. 보는 사람 시선은 잠깐이지만 먹는 즐거움은 그만큼 컸습니다. 한나절 짧은 여행이었지만 스며드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집 밖으로 나와 불편함이 더해질 때 집은 사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5학년인 둘째와 공원에서 보내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깨달음이 평범한 산책을 특별하게 만든 하루였습니다. 사는 날을 덜 후회하도록 기 위해서는 손과 발과 생각이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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