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날씨가 걷기에 좋습니다. 이런 때는 야경사진이 예쁘게 나옵니다. 퇴근길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자연 명화를 감상합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도 살피지 않으면 누릴 수 없습니다. 있어도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경계합니다.
빛은 밤이 돼야 주연이 됩니다. 호수에 비친 건물이 마치 이국적인 도시의 풍경처럼 보입니다. 흔들리며 출렁거리는 물결은 사람 마음을 닮았습니다. 스피커에서 은은하게 들리는 피아노 선율에 잠시 동안 눈을 감습니다. 무딘 감각이 조금씩 깨어납니다. 온몸이 수신기가 되었습니다.
야경을 보며 그리워하는 이에게 사진을 전송합니다.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행복입니다. 잠시 통화를 하면서도 공간을 초월한 마음을 전합니다. 좋은 것을 나누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애써 달랩니다.
'보고 싶다' = '사랑한다'
가로등과 길, 나무와 울타리, 건물이 밤과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천천히 걸아야만 보이는 풍경들이 있다는 걸 밤길을 걸으며 깨닫습니다. 사색하는 밤은 깊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