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티 정문선 May 21. 2021

[일상 관찰] 작은 성취를 쌓아가는 삶

필사, 작은 실천으로 나를 가꾸는 일

성경 필사하기


성경 필사하는 일은 10분 내외다. 잠언을 필사하면서는 얼마나 인간이 나약하며 어리석은지, 온갖 유혹에 노출되는지, 말과 행동이 신중해야는지, 어떻게 살아야는지 등 나를 비추는 시간이다. 시편은 그 자체가 기도문이다. 한 줄에 다윗의 고통이 전해지고 절대자를 향한 절박함이 느껴진다. 언제라도 넘어질 수 있는 존재가 인간임을 깨닫는다. 교만은 밀어내고 겸손은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지도 모른다. 다짐만으로 안 되는 것을 알기에 필사하면서 멈추고 기도하게 된다. 불에 가까우면 데기 쉽다.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화상을 막는 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하지 않고도 깨닫는 사람이라지만 나 같은 범인은 넘어지고 무릎에서 피가 나야 비로소 깨닫는다. 반복을 하지 않으려 각심을 하지만 나에 대한 관대함에 무너지고 그럴싸한 변명으로 합리화하기 바쁘다.

 "그러니 당당 멀었지" 하면서.


힘들어하는 지인을 볼 때면 필사를 추천하는 편이다. 한 편, 책 속 문장 몇 줄을 써보라고 한다. 몇 년 동안 필사를 하며 다양한 효과를 보았다. 차분해졌고, 회복탄력성도 커졌으며 갑작스러운 일에도 허둥지둥 덜한 나를 만난다. 필사는 손을 사용하지만 머리와 가슴 등 온몸을 사용하게 된다. 때론 명상으로, 기도로, 다짐으로 나를 깨우는 성찰 죽비가 되기도 한다.


몇 달만에 지나치다 직장 선배를 만났다. 필사를 하고 있어 도움된다는 말에 오히려 내가 고마웠다. 누군가의 말을 듣고 실천하는 경우는 드물어서다. 마음이 복잡할수록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해야 한다. 생각만으로 되는 일은 없다. 생각과 행동이 조화로울 때 슬럼프는 차츰 극복된다. 그래서 오늘도 필사를 한다. 5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마음의 파고를 낮추는 효과는 즉시 나타난다. 작은 습관, 좋은 습관이 나를 가꾸는 고갱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 관찰] 산책하며 담은 풍경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