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티 정문선 May 19. 2021

[일상 관찰] 산책하며 담은 풍경 단상

가족 나들이, 함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아이는 아빠의 어깨위에서 세상을 보고 있습니다

결핍은 생채기 되어


공원 숲길 걸으니 기분이 전환됩니다. 나들이 나온 가족을 보다가 어릴 적 추억으로 이동합니다. 아버지와 공놀이 하거나 뛰노는 장면을 보면 우두커니 바라보게 됩니다. 가슴 한껸에 빈 가슴으로 남아서 일까요. 잊을만하면 생각나니 결핍은 어떤 식으로든 살아나 생채기를 냅니다. 아버지와 놀던 장면은 지금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무뚝뚝하며 주로 밖에서 활동하셨으니까요.

아이의 발이 아내의 발과 같습니다.

아내와 대화, 긴급 제안


둘째 아이가 자전거 타며 놀다가 살며시 옆으로 옵니다. 다정한 모습이 셈이 났는지 살며시 발을 내밉니다. 웃으며 인증샷으로 남깁니다. 마음속에 침잠해두면 어느 순간 꺼내볼지 모릅니다. 추억이 배달되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아내는 넌지시 서운함을 얘기합니다.


"당신은 첫째 아이와 교감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놀아줄 때도 금방 지나간다는 걸 자주 말했지만..."


"그래 힘든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준비하지 않은 채 여행만 가려고 했지. 당신이 다 챙기면 나는 겨우 운전하며 동참했었지. 물정도 모르고 나만 생각했어."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당신이 많이 밉고 야속했어요"


"힘든 당신한테 나까지 사랑 달라며 질투했지. 이기적 끝판왕, 왜 그랬을까. 아들까지 키우느라 힘들었겠다. 미안"


"엄마도 아내도 휴식이 필요해요. 매일 모든 일을 챙기고 나면 여력이 없는 거예요. 남자들은 절대 이해 못할 거예요."


".....,.."


 "2박 3일은 내가 책임질게" 코로나 좋아지면 여행 다녀와요.


평소 혼자 여행이라도 훌훌 떠나고 싶다는 아내에게 넌지시 제안했다.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는 응어리들이 조금은 풀렸으면 한다.

같은 길도 작은 시간차이로 다른 풍경이 된다

자연 그대로


숲길에서 마주치는 사람은 걷는 사람, 타는 사람, 뛰는 사람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자전거나 전동기기를 타거나 뛰면서 사색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연이 주는 상쾌한 공기를 느끼고, 바람소리와 새소리를 온전히 듣기가 어렵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오감을 열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길을 걷다가 콘크리트 바닥보다는 흙길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 빠짐을 고려한 흙길이라면 자전거와 전동기기는 잘 다니지 않을 텐데요. 산에 어울리는 것은 자연 그대로가 좋습니다. 개발과 투자라는 명목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자연 회복력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후손에게 물려줄 지구임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대상의 본질을 존중하며 자연과 사람이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과 걷고 싶은 길


매거진의 이전글 [문장 산책] 문장을 읽으며 삶을 반추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