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라면 마음으로 듣고 온몸으로 흡수해야 한다.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때 진정한 어른의 빛이 번진다. 지위와 상관없이 배우는 사람이 존경받는 시대다. 배움에는 나이도 때도 없다.
내 마음을 읽는 듯 공감되는 문장을 만나면 멈추게 된다. 장한이 작가님의 <어른의 무게>를 읽으면서 직장인의 비애가 이입되어 씁쓸했다. 직장생활을 즐기면서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견디고 버틴다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른다. 그러나 일에만 함몰되어 있으면 마음이 황폐해지기 쉽다. 마른땅에 생명이 나기 어렵듯, 메마른 감정에선 관계라는 싹은 잘 자라지 않는다. 그러다 있어야 할 곳, 나누어야 할 시간은 훅 지나간다. 어느 순간 후회의 쓰나미가 밀려와 존재를 흔들기도 한다. 덜 후회하는 삶을 살자고 다짐해본다. 몇 년마다 돌아오는 승진시기 전에는 성과(근무평정)에 포로가 된다. 나는 작아지고 책임의 무게를 온몸으로 져야만 한다. 주변을 보면 편하게 가는 사람도 있는데 나만 힘든 것 같다.
직장에선 어깨에 짊어진 무게에 눌려 위로는 순종하고 아래에는 눈치를 봐야 하는 낀 세대가 되었다. 조금은 억울하다. 자존심은 풍화되어 깎이고 깎여 둥근 맨돌처럼 되었다. 마음공부를 하지 않으면 세상의 조류에 휩쓸리며 잉여인간처럼 살지 모른다. 몇 년 동안 자존감을 북돋지 않았다면 또 넘어졌을 것이다. 가끔 밀려오는 공허감은 배움으로 채운다. 모든 일상이 배움터요, 직장 생활은 생존터다. 실력은 기본, 자기 계발에도 부지런해야 슬기로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스피치와 글쓰기는 틈틈이 갈고닦아야 한다. 직장 생활은 한마다로 '효과적으로 설득하기'여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축적되면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을 준다. 글감을 구상하고, 재료를 모으고, 글을 쓰며 고치는 과정은 보고서를 쓰며 기획하는 과정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배우려는 사람, 도전하는 사람은 매력적이다.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 이어서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살핌이 있어야 겸손 근육이 생긴다. 알면서도
나이가 들수록 배우는 게 두렵고 도전을 주저하게 된다. 나역시 책이라는 친구를 만나지 않았다면 머리는 커지고, 어깨는 굳은 채, 마음은완고하며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말하는 "누구나 어른이 되지만 누구나 어른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장의 무게감이 오롯이 전해진다. 얼마나 많은 눈물과 고통의 삶이 농축되어 있을까를 느끼기에 '나만 힘들게 사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