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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Jul 08. 2021

[일상 관찰]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자연 속 동네 책방, 먼저 꿈을 이룬 사람

정원이 예쁜 집


아주 우연히 마당이 예쁜 집을 보았습니다. 주인장은 9년 동안 가꾸었다고 합니다. 소품 하나, 돌 하나에도 정성 씀이 묻어있습니다. 꽃은 꽃이라 사랑스럽고 돌과 나무는 주연 같은 조연입니다. 작은 떨림으로 여러 폭의 자연 명화를 담았습니다. 함께한 동료가 웃으면서 말합니다.


"반짝반짝 눈이 빛나면서 아이처럼 좋아한다고"

조금 멋쩍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누구나 아름다움에 눈길을 주지만 직접 가꾸는 수고는 멀리 합니다. 잘 가꿔진 정원덕에 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자연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편리하며 삭막한 도시 빌딩보다 아담하며 정겨운 전원주택이 지친 현대인들에게 필요할지 모릅니다. 월든 호수 옆은 아니더라도 도시근교 전원주택에서는 살고 싶습니다.

동네 책방 '책마당'


시골 마을의 동네 책방입니다. 대형서점과는 다르게 운영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책이 팔리지 않은 만큼 손해를 봅니다. 현금으로 책값을 지불하면 반품이 되지 않습니다. 마지못해 중고책으로 팔기도 합니다. 책을 고르는데 많은 정성을 들인다고 합니다. 동네 책방은 좋은 책을 선별해서 베스트셀러 영향을 덜 받습니다. 또한, 손님의 수준을 고려한 컨설팅으로 책을 추천해줍니다. 중고책도 함께 구할 수 있는 점도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오시는 분이 또 오신다고 합니다.


차를 마시며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전원주택을 짓고 책이 좋아서 동네 책방까지 운영한 사연이었습니다. 오는 손님들의 취향에 따른 책 처방인 셈입니다. 주인장이 권해준 3권이 가족들의 맘에 쏙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초등 5학년은 책 표지가 예쁜 '이상한 나라 엘리스' 아내에겐 점묘화가 삽입된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와 사춘기 직장맘의 애환을 그린 '사춘맘화'였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아요. 극과 극이지요. 책 읽는 사람이 귀합니다. 이곳은 누구나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마련했네요. 책을 읽도록 돕는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새로운 꿈


책방 주인과 대화하면서 계속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나도 이런 공간을 만들어 볼까? 한쪽은 책방, 다른 쪽은 글 쓰는 작업실, 음악이 흐르는 다목적 방, 텃밭에서 가꾼 채소와 농작물로 밥상 한상, 지인들과 독자들이 편안하게 묵고 갈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까지, 상상이지만 새로운 꿈이 뭉게뭉게 피어납니다. 오늘 아내에게 동의는 받았으니 큰 산 하나는 넘었습니다.


먼저 꿈을 이룬 사람이 누군가의 꿈에 좋은 자극을 주는 것은 참 멋진 일입니다. 꿈맥도 있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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