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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Aug 28. 2021

[일상 관찰] 비 온 뒤 산행의 즐거움

산행의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새로운 시각을 갖도록 도움 주는 친구 '산'


비가 먼지와 오물을 씻기듯 산은 마음에 찌꺼기를 정화해줍니다. 물웅덩이에 비친 하늘과 나무에 멈춰 섰습니다. 지인에게 공유했더니


"작은 물웅덩이에 하늘, 나무, 햇빛이 다 담겼네요!!

 아! 사물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도요!! ^^"


"감사합니다. 시선이 더 멋집니다." 짧게 화답하였습니다.


상대가 바라본 것에 더하여 볼 수 있는 여유, 새로운 시각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법, 전에는 보지 못했던 가능성의 문을 볼 수 있는 마음이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뒷모습도 예쁜 그


아내는 주말 오전에 주로 잠을 자는 편입니다. 아내는 저녁형, 저는 아침형으로 다릅니다. 지레짐작하지 않고 산에 갈 채비를 하면서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산에 갈 건데 같이 갈래요"

"같이 가야지. 오늘을 기다렸구만"


이른 아침 아내와 산에 가는 것은 색다른 경험입니다. 낯선 시간입니다. 비 온 뒤더욱 풍부해진 산 이야기기대됩니다. 하늘은 높고 구름은 적당합니다. 청명한 날씨 새소리까지 호응합니다. 며칠 내린 비로 계곡마다 시원한 물줄기가 가슴을 확 트이도록 콸콸거립니다. 


천천히 걷는 아내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카메라의 본  아내의 모습,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은 호기심 소녀였습니다. 탄한 날만 있었겠습니까? 아이의 건강, 부모님 교통사고, 직장 문제, 철없는 남편, 사람과의 갈등 등 큰 일을 여러 번 치르면서 아내는 전사가 되어갔습니다. 그런 아내가 고마우면서도 안쓰럽습니다. 몇 년마다 반복되는 주말부부로 아내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자신을 키운 것은 8할이 바람이라는 윤동주 시인처럼 아내가 엄마로서 짊어진 무게는 8할이 넘었기에 곤할 때가 훨씬 많았습니다.


비록 아내의 꿈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그러나 함께 꾸는 꿈이 있기에 견딜 수 있습니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다 보니 아내가 뒤쳐졌습니다. 거리만큼 사진을 찍기다렸습니다. 힘든 기색이 역력합니다.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조금만 힘을 내요"

"같이 걷지 않으니 그렇지. 빨리 걷고 사진 찍으려고

 그러는 거 모를 줄 알고"

   "........."  ,

"천천히 걸으면 운동이 되지 않아서, 손 잡고 걸을게"

 변명이 궁색합니다.  ^(^



가끔은 멀리, 가끔은 가까이 보기


길마다 다른 풍경을 만납니다. 청설모가 빠르게 지나가고, 하늘을 찌를 듯한 편백숲도 만납니다. 산을 춤추게 만드는 바람간들간들 나뭇잎을 건드리자 그 틈새로 햇빛을 흩트립니다. 순간 펼쳐지는 빛 쇼는 란합니다. 걷는 속도에 따라 풍경은 정밀화가 되기도 합니다.    


노 부부의 다정한 모습, 팔짱 낀 엄마와 딸, 강아지를 앞세운 사람, 선글라스에 온갖 멋 부린 사람, 산악자전거를 타는 대퇴, 트롯 들으며 힘차게 걷는 사람... 움직임에도 많은 사연어납니다.


8년 전입니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 암울한 때였습니다. 이 길을 터벅터벅 걸으며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잿빛 세상에서 밝은 빛을 찾으려 몸부림쳤습니다. 언제나 산은  힘들어하는 나를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산이 주는 기상과 교훈을 깨우쳐가며  점차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몸과 마음은 힘을 얻었습니다. 그곳을 지금 이 순간 아내와 걷고 있으니 특별한 시간으로 새롭게 저장되었습니다.



삶을 잘 살아야 하는 이유


책을 읽다 눈에 띄는 문장을 재해석하며 덧칠을 합니다. 생각 편린을 더해 적바림 합니다. 느리게 산책하듯 마주합니다. 차를 음미하듯 문장의 깊은 맛에 취하곤 합니다. 단어의 위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듯 삶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삶의 빛깔이 달라질 테니까요. 글을 쓸수록 글쓰기는 곧 삶과 연결된다는 생각입니다. 진심을 담으려 하면 감정이 앞서고, 기교를 부리면 개성이 사라지고, 일상을 담담하게 풀면 지루한 글이 되기 십상입니다. 그때그때 글감에 집중하며 풀어냅니다. 생각만큼 글쓰기는 더디지만 쌓여갈수록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삶을 잘 살아야 좋은 글도 쓸 수 있다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도록 오늘도 정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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