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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Sep 26. 2021

[노래 산책] 바보새라 불리는 '알바트로스'

움츠렸던 날개로 활공의 명수가 되었습니다.

네이버 이미지 모셔옴

https://youtu.be/ZnCL8ze2Cm4

알바트로스

                 이은미 노래


여기에 바보라 불리는 한 새가 있습니다

날개가 너무 커 날지 못합니다

땅에선 놀림을 당하며 바보라 불리지만

알고 있죠 날 수 있어 바람 거세지면

자유롭고 길을 잃은 새 거친 폭풍 앞에 섰을 때

날 수 있단다 너를 던져라 널 흔들고 있는 바람 속으로 그 바람이 나를 펼친다 너무 커서 아팠던 날개 가장 멀리 가장 높이 하늘에선 최고로 멋진 새죠 땅에선 내가 너무 쉬워 누구나 건드리죠

괜찮아요 용서해요 날 미워해도 사랑해요

자유롭고 길을 잃은 새

거친 폭풍 앞에 섰을 때 날 수 있단다 너를 던져라 널 흔들고 있는 바람 속으로 그 바람이 나를 펼친다 너무 커서 아팠던 날개 가장 멀리 가장 높이 하늘에선 최고로 멋진 새죠 파도 몰아치는 바다로 그저 내 날개를 펼치고 있다 바람아 더 불어라 더 거칠수록 나는 더 뜨겁게 날아올라



휴일 아침 아내와 드라이브를 떠납니다. 일상에 쌓인 먼지들을 털어낼 수 있는 우리만의 리츄얼입니다. 집에서 할 수 없는 얘기 음악과 분위기 있는 차에서는 꺼내게 됩니다. 양육에 지친 삶, 퇴색해버린 꿈, 생각만 앞서는 자기 계발, 내가 아닌 역할의 비애, 직장 생활의 고단함까지도 서로 쏟아냅니다. 내 얘길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게 참 고마운 순간입니다.  


스테레오로 퍼지는 가사가 온몸에 스며듭니다. 혼자서는 흘려보냈던 노래, 지금두 사람 사이에서 특별하게 재생됩니다. 누구와 어디에 따라 삶의 연주는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은미가 부르는 '알바트로스'가 조용히 흐릅니다.  허밍 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이런 때도 있나 싶습니다.


노래 듣는 중에 아내는

"가사 내용이 참 좋아요. 나도 이렇게 곡을 만들고 싶어요"라고 합니다. 무엇을 하고 싶다는 말을 잘 꺼내지 않는 아내이기에 응원해주고 싶었습니다.


"김이나 작사가는 최고지만 작곡은 아니잖아요. 당신은 감수성이 좋으니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작곡도 할 수 있으니 한번 도전해 봐요"


잠시 차를 세우고 커피 한잔과 베이커리를 먹으며 소박한 순간을 나눕니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쿠기에 입꼬리가 귀에 걸렸습니다. 일석 삼조인 휴일 아침 풍경, 금만 부지런하면 삶이 훨씬 풍요롭고 여유롭습니다.



슴새목 알바트로스과(Family Diomedeidae)에 속하는 새들의 총칭입니다. 비행이 가능한 조류 중에서 가장 큰 종류에 속하며, 앞서 말한 국내 도래종 알바트로스 기준으로 날개를 편 길이가 3~4m, 몸길이가 91cm에 달합니다. 활공만으로 수십 킬로미터를 날 수 있다고 한다. 날개 구조는 길고 좁아서 오랜 활공에는 유리하지만, 빠른 이착륙에는 불리합니다. 상승기류를 타야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바닷가 절벽에서 날갯짓을 퍼덕퍼덕합니다. 덩치가 큰 만큼 날개 힘도 셉니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비행속도가 상당히 빠른데 회색머리 알바트로스는 수평비행 시 시속 127km/h을 기록하여 기네스 북에서 수평비행 시 가장 빠른 새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백과>


거추장스러운 날개, 물갈퀴 발을 지닌 채 뒤뚱뒤뚱 걸어 놀림받는 새가 있습니다.'바보새'라 불리는 알바트로스입니다. 신체적인 특징 상 멸종위기를 당할 만큼 사람들에게 쉽게 잡히는 새입니다. 짝을 찾기 위해 수없이 춤을 추고 구애에 성공하면 평생을 헌신하는 멋진 새입니다. 태어날 때 날개깃이 많은 새는 버림을 받습니다. 날개가 커서 하늘을 나는데 어려움이 많아서입니다. 4개월 지나 새끼는 홀로 살기를 해야 합니다. 부모는 멀리 떠나고 스스로 먹이를 찾아야 합니다. 큰 날개를 퍼덕이며 비행 연습을 하지만 얼마 날지 못하고 자주 쉬어야 합니다. 스스로 날갯짓만으로는 멀리 날 수 없는 새입니다.


각자무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뿔이 있는 짐승은 이가 없다는 뜻으로 한 사람이 여러가지 복이나 재주를 가질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바보새에게는 바람을 이용해 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었습니다. 폭풍이 몰아치는 날 알바트로스는 절벽에서 날개를 꿈틀거립니다. 폭풍 속에서 바람에 몸을 던집니다. 어떤 새보다 아름답게 하늘을 날며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거추장스럽던 날개는 펄럭이지 않고 하늘을 날 수 있는 부러움으로 변했습니다. 알바트로스는 6일 동안 날갯짓을 하지 않고도 날 수 있으며, 2달 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놀라운 새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이, 가장 멀리, 가장 빨리 나는 새로 역경을 이겨내 승리하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MIT 과학자들은 GPS를 통해 알바트로스를 연구했습니다. 위성 추적 결과, 한 번에 800킬로를 비행할 수 있으며, 6일간 바람을 타고 날갯짓 없이 비행 가능 새입니다. 평균수명은 60년 내외, 10년 동안 짝을 찾을 때까지 땅을 밟지 않는 새, 땅에서 생활할 때와 먹이를 잡을 때만 날개를 크게 움직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알바트로스는 빠른 바람, 느린 바람 사이를 오가며 바람을 이용하여 균형을 유지한 채 하늘을 나는 영리한 새입니다. 바람층의 공간을 활용하는 놀라운 능력이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새로 불리이유입니다.

   

우리에게도 움츠린 날개는 없었을까요. 큰 날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날지 못한 게 아니었을까요. 사실은 날지 못한 게 아니라 아직 날 수 있는 시간이 아닌지도 모릅니다.


지금 비록 바보의 모습으로 살고 있더라도 나만의 무기를 갈고닦으며 비상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배움이란 바람을 이용해서 누구나 멋지게 비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알바트로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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