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티 정문선 Oct 22. 2021

[노래 산책] 바람기억을 숲에서 듣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풍경을 마주합니다.

바람기억

           (나얼 노래)


바람 불어와 내 맘 흔들면

지나간 세월에

두 눈을 감아본다

나를 스치는 고요한 떨림

그 작은 소리에

난 귀를 기울여 본다

내 안에 숨쉬는

커버린 삶의 조각들이

날 부딪혀 지날 때

그 곳을 바라보리라

우리의 믿음 우리의 사랑

그 영원한 약속들을

나 추억한다면 힘차게 걸으리라

우리의 만남 우리의 이별

그 바래진 기억에

나 사랑했다면 미소를 띄우리라

내 안에 있는

모자란 삶의 기억들이

날 부딪혀 지날 때

그 곳을 바라보리라

우리의 믿음 우리의 사랑

그 영원한 약속들을

나 추억한다면 힘차게 걸으리라

우리의 만남 우리의 이별

그 바래진 기억에

나 사랑했다면 미소를 띄우리라



바람이 제법 부는 날 숲길을 걸으며 가수 이은미가 부르는 '바람기억'노래를 반복해서 듣습니다. 누가 부르냐에 따라 노래는 다시 태어납니다. 마음 날씨에 따라 꽂히는 한 구절이 있습니다. 자연에서 재생되는 노래에 숲의 악기들이 호응합니다. 눈을 감으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합니다.


지칠 때면 가끔 생각나는 노래를 들으며 숲을 찾습니다. 많은 노래보다도 끌리는 한곡을 듣는 것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됩니다. 숲이 주는 위로는 한결같이 든든합니다.



숲에 누군가 울타리 집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돗자리를 깔고 휴식을 취한 걸로 보입니다. 누군가의 수고로 작은 울타리는 추억의 장소로 태어날 것입니다. 바람과 새소리를 들으며 누워만 있어도 피로가 회복될 테니까요.


피로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연의 가르침일지도 모릅니다. 숲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온갖 동식물이 공존과 연대하며 살아갑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경쟁만 있을 뿐입니다.


길이 없는 숲길을 걸으며 숲이 주는 가르침을 생각합니다.  


혼자 걸어도 좋고, 함께 걸어도 좋은 산길입니다. 그리운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좋은 것은 나눌 때 더 커지니까요.

음악과 풍경 그리고 바람소리가 있으니 행복은 덤입니다. 무엇을 채워야만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일상에서 조금 벗어날 때, 내가 있는 장소가 다를 때 생각이 유연해집니다. 매일 만나는 사람, 반복된 일의 루틴에서는 생각도 경화됩니다. 조금만 다른 시선, 발품에 따라 일상이 풍요로워집니다.


내면을 채울 수 있도록, 나를 성찰할 수 있도록 가끔은 혼자 걷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