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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Oct 10. 2021

[말씀 묵상] 범사에 기한이 있고 다 때가 있습니다

전도서를 묵상하며 때를 기다립니다.


구약성경 전도서 3장

1.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2.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3.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4.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5.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 할 때가 있으며
6.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7.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8.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으니라



해가 뜨고 지는 것도 반복돼 보이지만 같은 날은 없습니다. 해 뜨는 시각도 조금씩 라지며 계절 변화를 준비합니다.


일상에 익숙하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늘어납니다. 엘리베이터 공사를 하고서야 평소 편하게 다녔던 것을 떠올립니다. 자동차 고장나서야 미리 정비하지 않음을 후회합니다. 건강을 잃고서야 건강을 챙기, 사춘기를 겪는 아이를 보고서야 다른 아이들의 몸짓도 보입니다. 래서 험이 최고의 스승이라고 하나 봅니다. TV에 불명예스러운 일로 포토라인에 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편으론 나는 그러지 않음에 안도하면서도 인생도 한방에 훅 갈 수 있음을 목도합니다. 환경에 따라 좋은 사람도 변할 수 있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주변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사람이 있습니다. 권력과 권위를 착각해서 그렇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난 존경은 권위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리에 따라 고개를 숙이는 것은 권력 때문이지 존경과는 무관합니다. <여덟 단어>에서는 권위 있는 사람이 돼 자고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언론사 사주와 인사할 때는 눈을 똑바로 보며 악수하고, 농부를 대할 때는 먼저 고개를 숙이며 존경을 표했습니다. 을을 갑처럼 대하고 갑을 을처럼 대하며 사는 사람이 권위 있는 사람입니다,


증조 할 아버지께서는 어릴 때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적당한 때가 있으니 때를 기다리며 준비해야 한다"라며 새벽부터 일어나 논에 가며 때에 맞게 미리미리 준비하셨습니다. 작물도 주인의 정성을 알아본다 하시며 살뜰히 보살폈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 중에도 짜증 나는 일에는 감사의 순간을 잊어버립니다. 랑하는 사람에게 조차도 사랑하는 방법을 르는 것처럼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화를 못 참고 불쑥불쑥 상처 주는 일도 많습니다. 상대가 어떤 상황인지 조금만 헤아려보면 될 텐데도 내 입장만 생각하기에 그렇습니다. 몸에 밴 습성은 공부를 해도 잘 다스려지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내 마음의 혼탁함을 돌아봐야 합니다. 번뇌가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 날씨는 어떤지를 살펴야 합니다. 내가  여유가 있어야 상대를 이해하는 수용성도 커집니다. 평소 마음공부를 해도 잘 되지 않는 것이 관계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마음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속상한 일의 이면에는 항상 나를 깨우치는 죽비가 있음을 생각합니다. 흐트러짐을 다잡으며 인내와 성찰의 시간으로 삼습니다. 비 온 뒤 땅이 단단해지듯 삶도 좋지 않은 일들로 다져지며 여물어 가는 여정입니다. 


상처 받은 일은 바로 흘려버려야 함에도 애써 기억하며 스스로를 후벼 파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나는 불완전하며 연약한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전도서에 나오는 고백처럼 때를 기다리며 좋은 때는 좋지 않은 때를 준비하고 좋지 않은 때는 좋은 날을 생각하며 일희일비하지 않는 평상심이 필요합니다.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좋지 않은 때는 반면교사로 좋은 때는 정면 교사로 삼아 성장의 디딤돌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그럴싸한 조언은 해줄 수 있어도 막상 내게 적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상황에서만 경험하는 복잡한 상황은 당사자만 알 수 있는 무게감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흐린 날일 수록 맑은 날이 귀하게 여겨지듯 삶의 부침이 많을수록 감사와 기쁨은 더 누리게 됩니다. 타인의 판단에 휘둘리며 인생을 허비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타인은 나만큼 나를 모를뿐더러 내 입장을 헤아리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후회 없이 살고 있는가?

시간을 아끼면서 내 인생을 누리는가?

사랑받는 사람으로  성장하는가? 


이런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삶을 떠올립니다.


조급해하며 사는 삶보다는 때를 기다리며 차근차근 준비하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세상사, 모든 일은 지나갈 것입니다. 힘든 때가 지나면 평온이 온다는 믿음, 후회할 것 같으면 바로 실행하는 노력,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자세면 충분합니다.


사랑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남을 미워하면서 자신에 상처 주면서 보낼 수는 없으니까요. 때를 기다리며 느릿느릿 한 걸음씩 우직하게 걸을 때 빛나는 순간을 맞게 될 것입니다. 나는 소중하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네 안에 있고, 너 안에 가 있으면 되지"라고 고백하며 전도서의 가르침처럼 때를 기다리며 덜 후회하도록 지금 삶을 잘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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