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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산책] 감정은 드러내야 해소가 됩니다.

책의 문장에 멈추며 돌아봅니다.

by 모티


"감정은 드러내야 해소가 되고, 경험은 드러내야 실력이 되고, 실수는 드러내야 교훈이 되고, 생각은 드러내야 현실이 됩니다.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고, 누구보다 용기 있는 사람이며, 회피가 아닌 직면을 선택할 수 있는 과감한 도전자입니다.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을 진정한 '작가'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백작가, 책, 읽지 말고 써라 중>



책연입니다.


차고 넘치는 출간 홍수에서 좋은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읽는 동안 계속 밑줄을 긋습니다. 문장의 림에 호응합니다. 책 중의 책을 만나는 것은 행운입니다. 읽기만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작가와 대화하며 떠오르는 영감을 적바림 합니다. 작가의 삶이 한 땀, 한 땀 채워진 책은 사랑이 듬뿍 담긴 집밥처럼 심리적 허기 채워줍니다.


이해되지 않는 엔 물음표를 둡니다. 과연 그러한가라며 딴지도 겁니다. 작가의 주장에 동의할 수는 없으니까요. 아무리 좋은 문장이라도 새기지 않으면 안개처럼 사라집니다. 진심으로 꾹꾹 눌러쓴 작가의 열정과 기운은 책 속에 깃들어 있습니다. 심장이 요동치는 문장을 만나는 기쁨은 순간 포착의 사진만큼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실천하지 않는 지식, 머리로만 이해하는 노력은

결코 체화되지 않았습니다.


기다림의 결과는 짜릿합니다.

넘어졌던 이유


30대 중반까지 단단하지 못한 자아는 쉽게 흔들렸으며 빚 독촉을 받는 것처럼 일에 쫓기며 살았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일, 하루 내내 종종거려도 매일 쌓이는 일은 늘어가고 중압감은 커졌습니다. 두 사람 이상 몫을 해야 하는 현실도 녹록지 않았습니다. 총체적 위기였습니다. 잠 못 이루는 날은 늘어가고 물건을 자주 잃어버렸습니다. 어제의 일도 희미했습니다. 음식 맛도 못 느낄 정도로 미각도 둔해졌습니다. 씻는 것도 깜박할 때가 있었습니다. 주위에서 느낄 정도로 입냄새가 났습니다. 긴장한 탓에 등근육은 단단해졌습니다. 아침에 면도를 하지 않아 저녁에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반복적인 습관들도 의식해야 할 수 있었습니다.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었습니다. 뒤죽박죽의 연속이었습니다.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았습니다. 정지 버튼을 누르며 모든 것을 놓아야 했습니다. 살아야 했으니까요. 병원에서 당분간 쉬어야 한다며 신경안정제를 처방해주었습니다.


번아웃 증후군


10년의 직장생활, '욕망'과 '가치'사이에서 방황했습니다. 변 사람은 비슷한 고민과 등이 있지만 잘 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삶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현실과 이상의 간극만큼 초조와 불안은 엄습했습니다. 내 수준을 모른 채 살았습니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았던 과거의 청구서는 냉혹했습니다. 뿌리가 뽑힌 나무처럼 점점 말라갔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걸 몸소 느꼈습니다. 좌절과 절망의 나날,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었습니다. 아내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평범한 하루가 기도의 제목이었으니까요.



책을 만나다


절박한 마음으로 붙잡은 것이 책이었습니다. 다시 일어나기까지 많은 분들의 기도가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라도 정신을 차려야 했습니다. 실패와 좌절을 이겨내고 더 나은 인생을 살고 싶어 몸부림, 생각부림하며 지냈습니다.


나를 알고 싶었습니다. 솔직해지고 싶었습니다. 세상의 기준에 맞춰가는 삶이 싫었습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더 힘든 사람이 많구나",

"내게 솔직하지 못했어. ~한 척 살았던 게 부끄럽네"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모습이 부끄러운 거였여"

"모든 일이 남들보다 오래 걸릴까"


5개월 만에 직장에 복귀하였습니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습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었지만 내 기준을 세웠습니다.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했습니다. 박요철, 유근용, 임원화, 박웅현, 김종원, 남충식, 박정철.... 수많은 작가들이 응원군이 되었습니다.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활에 적용하려 했습니다. 생각이 조금씩 바뀌니 행동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기 계발 모임, 독서모임, 강연, 독서인과 만남을 통해 자신감을 조금씩 키워갔습니다. 하루하루의 점이 모여 인생이란 점묘화가 만들어짐을 떠올렸습니다. 자신감은 자존감으로 연결되어 어려운 일도 부딪치는 맷집도 생겼습니다. 꾸준한 독서는 문제해결능력에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


"마음이 아팠던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되지 않을까? 힘들 때 손을 내밀어준 동료가 있다면 넘어지진 않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통스러운 아웃은 아픔을 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을 주었습니다. 무리하면 몸이 신호를 냈습니다. 더 이상 신호를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멈추고 숨 고르기를 하였습니다. 번아웃은 몸에 브레이크라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독서량이 늘수록 아웃풋에 대한 열망이 커졌습니다. 책 읽는 공무원이 미래를 바꾼다 <가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반성문이었습니다. 전하고픈 메시지는 세 가지 "책을 읽자. 나를 사랑하자. 실력을 키우자."였습니다. 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았던 것을 무시하며 살았으니까요. 직장 생활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작년 4월 말, 글쓰기의 물꼬가 터진 사건은 나에 대해 써본 이후입니다. 토해내듯 아픔과 부끄러움을 뱉었습니다. 수도꼭지가 터진 것처럼 눈물이 났습니다. 지금까지 나를 사랑하지 않았으니 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정해 준 기준을 쫓아 역할 가면이 전부인 채 살았습니다.


웅크리고 있던 어린아이를 만났습니다. 손을 내밀어도 아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가 불쑥불쑥 화를 내며 내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이의 울부짖음을 회피했던 지난 삶에 용서를 구했습니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며 남을 사랑하 했습니다. 어리석었습니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이유였습니다.


머리만 커지는 사람보다 가슴이 따뜻하고 싶습니다. 혼자 좋은 것에서 함께 좋은 것을 생각합니다.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쓰는 삶은 너무도 달랐습니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매일 쓰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잘 쓰고 못쓰는 것을 넘어서고 싶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목표를 완주하고 싶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온몸이 기억합니다. 돌고 돌아가는 길보다 덜 헤매는 방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작은 성취를 이뤄가며 경험을 적금하듯 모아갑니다.


오늘도 부와 명예 그리고 노후까지 생각하는 청팀과 힘들었던 직장생활, 좌충우돌 성장기, 누군가에 위로와 힘이 되고 싶은 홍팀은 줄다리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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