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티 정문선 Jul 25. 2020

[책 리뷰] 안희경의 '문명, 그 길을 묻다'를 읽고

세계적인 현인 11명이 전하는 울림 있는 메시지

“내 심장에서 토해진 생각이 독자들에게 삶의 길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지그문트 바우만 -

이 책은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 씨가 2년 반 동안 세계 지성인 11명과 인터뷰한 내용을 경향신문 연재하였던 것을 엮어서 출간했다. 세상이 보다 공공의 이익을 따르도록 만드는 질문과 세계적인 현인들의 통찰을 씨줄과 날줄 삼아 촘촘하게 엮어 내었다. 현인들의 양심에서 외치는 ‘반 세계화 저항’의 엄중함의 목소리를 담백하게 풀어내었다. 세계화의 물결이 얼마나 깊게 소수의 이익을 옹호하는지, 얼마나 은밀하게 다수의 희생을 만들어왔는지 차근차근 조명하며 어떻게 미래를 맞이해야 하는지 생각하도록 돕는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미국), 제레미 리프킨(미국), 하워드 가드너(미국), 노암 촘스키(미국), 리처드 월킨슨(영국), 지그문트 바우만(영국), 장 지글러(스위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미국), 웬델 베리(미국), 웬테쥔(중국), 아리야 라트네(스리랑카) 등 11명의 현인들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면서 폐해에 대해 혜안을 제시한다.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한 문제를 풀지 못하면 지구별은 심각한 위리가 진단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지구별은 이제 시한폭탄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자원이 고갈되는 50년을 향해서 째깍째깍 폭발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현대의 조업을 예로 들며, 여분을 남기는 법을 잊었고 서식지를 파괴하는 개발과 각종 바다 오염으로 회복할 수 없도록 만든다고 말한다. 통계에 따르면 구리, 주석, 은, 크롬, 아연 등 주요 광물들을 무분별하게 소비한다면 20년이 못 가서 바닥 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 지구에서 소비된 목재의 대부분은 열대우림에서 공급된다. 그러나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열대우림은 목재 사용을 위해 베어질 뿐만 아니라, 고기를 얻기 위한 목축지로 바뀌면서 점차 황폐해져가고 있다.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 식물의 다양성이 파괴되고 있다. 이로 인해 천적이 사라지면서 생태계가 교란되고, 나아가 전염병까지 창궐하게 되는 악몽 같은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P 25>

그는 지구의 생명이 지속 가능하도록 이어가는데 힘을 쏟고 있다. 자원 문제는 50년 안에 해결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로 지속 가능한 발전과 성장은 적절한 규제와 대안적인 생산구조에 있다고 말한다. 누구나 지금은 후대를 위해 절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세계에서 고갈되지 않는 거의 유일한 어장인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서부 어장을 예로 들며 규제와 협력이야말로 이윤을 오래 유지하는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규제 강화와 협력을 위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호소한다. 50년 이후 내 자녀와 손녀가 살아갈 세상이 어떨지를 생각하며 살라고 한다.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이고 삶의 방식을 바꾸며 실천하려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미래학자로 제래미 리프킨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체계의 광범위한 전환을 이루어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탄소 배출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에너지 효율성 향상, 재생에너지 사용의 촉진을 강조한다.

“분산적인 에너지, 즉 재생에너지는 모든 사람의 집 마당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햇빛은 매일 반짝이고, 바람은 온 세상에서 불어오죠. 땅에서는 지열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또 숲에서는 바이오매스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해안가에서는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겠죠. 바로 이런 것들이 분산적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입니다.”  

지금까지는 전기를 만드는 일은 기업이나 정부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이 직접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질 수 있으며 개인이 발전소의 주인이 되는 에너지 민주화 시대라는 그의 말에 그동안의 앎이 사그라지게 되었다.


안희경 작가는 국내총생산과 국민총소득의 숫자가 높아진 동시에 빈부의 차이가 커지면서 우울한 국민도 함께 늘어가는 이 진행 방향을 성장과 발전이라고 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는다. GDP 숫자로만 표현되는 숫자는 다수의 번영을 약속하는 숫자가 아니라 엄청난 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지표라고 토로한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현재의 상태를 제대로 아는 것이 곧 대책을 실천하는 시작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그 범위를 알고 나아갈 좌표를 찍기 위해 작가는 인터뷰 여정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 문명이 살 길은 어디인지, 길은 있는지에 대해 묻고자 시작한 그녀의 여정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겠느냐는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관심 있는 몇 개의 키워드에 관심을 가진 후 한 분야에 조금 깊이 들어 가보는 것은 어떨까?


지속 가능한 경제, 재생에너지, 동북아 평화, 불평등과 건강, 더 나은 사회, 식인적 세계질서, 평등한 교육, 개인의 각성, 농부의 위대함, 신자유주의의 민낯 등에서도 느껴지는 고갱이는 각자가 욕심을 줄여 지구를 아끼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으로 수렴된다.


11명의 현인들의 겸허하지만 단호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찾게 된다.  

가까운 곳은 걸어 다니기, 저소비, 일회용품 줄이기, 기부와 봉사활동, 유기농 제품 이용 등은 바로 가능하다.   

“<문명, 그 길을 묻다>를 찾아가며 만나게 된 새로운 질문거리다. 소비자이기에 생산을 바꿀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낼 수 있었고, 시장의 논리가 작동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리에게는 스스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자각을 해내게 됐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