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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Oct 18. 2022

[시 감상] 왜 그럴까, 우리는

시 한 편에 부끄러움이 올라옵니다.


       왜 그럴까, 우리는

                                   (이해인)


  자기의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는

  그리도 길게 늘어놓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네

  아니, 처음부터 아예

  듣기를 싫어하네


  해야 할 일 뒤로 미루고

  하고 싶은 것만 골라 하고

  기분에 따라

  우선순위를 잘도 바꾸면서

  늘 시간이 없다고 성화이네


  저세상으로 떠나기 전

  한 조각의 미소를 그리워하며

  외롭게 괴롭게 누워 있는 이들에게도

  시간 내어주기를 아까워하는

  건강하지만 인색한 사람들

  늘 말로만 그럴듯하게 살아 있는

  자비심 없는 사람들 모습 속엔

  분명 내 모습도

  들어 있는 걸

  나는 알고 있지


 정말 왜 그럴까

 왜 조금 더

 자신을 내어놓지 못하고

 그토록 이기적일까, 우리는......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라고 합니다. 어쩜 어른이 된다는 건, 나에서 우리가 커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내 중심, 내 기준, 내 생각, 내 입장.... 어디서든 내가 주가 됩니다. 몸이 조금만 불편해도 배려하는 마음은 줄어듭니다.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짜증도 쉽게 냅니다. 그러기에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않는다면 점점 메마를지도 모릅니다.


아픔과 슬픔은 하찮은 것에도 민감하면서 다른 사람의 큰 아픔과 상실에는 둔감했던 모습이 많았습니다. 이기적인 시간들이 조금씩 이타적인 시간으로 바꿀 수 있도록 작은 노력들을 해야겠습니다. 오늘이라는 선물에 감사하면서 하루를 선용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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