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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Oct 29. 2022

[포토 에세이] 감사와 행복

가을이 주는 선물에 푹 빠집니다.

#1


멀리서 아이들이 뛰어 오는 걸 보았습니다. 순간을 잡을 것 같은 예감에 아이들이 스마트폰 속으로 오길 기다렸습니다. 한 컷에 담 사진입니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기다릴 때 비로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순간을 잡는다는 것도 노력의 결과니까요.


#2


가족과 함께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가을이 정점임을 말해줍니다. 이곳에 있는 지금이 감사이유가 됩니다.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남기는지도 모릅니다.


#3


아내가 제 뒷모습을 담았습니다. 뒷모습, 물끄러니 바라보니 애잔합니다. 매일 읽던 책도 손에서 논지 일주일 되었습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몇 년을 살았습니다. 책 속에만 길이 있는 게 아니었는데, 교만했습니다. 겸손보다는 허세를 쌓았습니다.


#4


브런치글을 남기는 것도 크게 줄었습니다. 소나기처럼 내리는 일에 파묻혀 소소한 일상은 뒷전이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다는 게, 지금을 견뎌야 하는 게 마치 낙엽을 떨구는 나무같습니다. 살기 위해, 겨울을 이겨내려 앙상해 가는 나무를 보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너도 애쓰고 있구나"



#5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모녀의 모습에도, 나뭇잎 새로 비치는 햇살에도, 서로의 눈빛에 집중하는 연인에도, 뽀송뽀송 말린 빨래를 순간에 있습니다. 윽한 커피 향과 잔잔한 음악 속에도 행복이 가득 있었습니다.


큰 행복을 바란 채 은 기쁨들을 놓지는 않는지 모릅니다. '순간을 영원처럼 살라'는 어느 현자의 고백이 크게 와닿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도, 잠시 나에게 집중해도 행복은 발견하니까요.


#6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의 소중함을 새롭게 발견하고 자신을 삶을 돌아보면서 좀 더 감사하며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면 고난이 유익이라는 생각이 들습니다.


주말부부지내주말에도 자주 출근하는  이 되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 하루는 '나만 좋음'과 거리를 두었습니다. 촘촘하게 연결된 시간 앞에 가족 책을 읽기도 부족한 상황이 되었으니까요. 일주일 동안 각자 자리를 지키고 견디요. 께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소망이 되었습니다.



#일상 관찰#사진 에세이#감사#행복#가을#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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