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통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의 고통을 같이 느끼는 것. 우리는 타인의 고통이 스스로 경험한 것과 같을 때만 정확하게 공감할 수 있다. 미리 겪어본 사람만 공감의 자격이 있는 것이다. <맺힌 말들, P173>
이 책은 심리학자이자 사람 이야기를 좋아하는 심리상담가의 고군분투기다. 누군가의 마음에 맺혀 있던 낱말을 단서로 그 마음의 실체를 따라가 응어리를 풀어 주었던 사례를 엮었다.
작가가 가려 뽑은 4가지 테마는일의 말들(존재감, 할 말, 끈기가 없다. 포기하다, 욕심이 많다), 관계의 말들(서럽다, 질문, 예쁘다, 치사하다, 잘 맞는 사람, 인연, 믿는다, 살아가는 말들(좋아하는 것, 괜찮다, 소확행, 가치, 성장, 공감), 때론 폭력적인 말들(화목하다, 그런 사람, 뭘 잘했다고, 남들 다, 창의성, 긍정) 등 단어 및 표현에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한 올한 올풀어놓는다.
작가는 심상한 말 한마디에서 심상치 않음을 발견하고, 존재감부재에서 외로움을 길어 올리며, 이른 체념이 서러움을 발산할 기회를 앗아감을 밝힌다. 또한, 믿음의 기대에서 부담감을 읽어낸다. 내담자의 언어와 몸짓을놓치지 않으려는 섬세한 관심에 감정이 이입되었다.
최근, 힘든 후배에게 자주 연락하며 안부를 물었다. 때에 따라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후배의 울분을 들어주며오롯이 집중했다. 도움 될 경험을 나누며 언제든지 연락하라며 응원했다. 10년 전, 한 선배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곁에 마음을 알아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사람은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주변에 한 사람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한 사람이 무너지면 그가 연결된 곳은 삐걱거리며과부하가 걸린다. 하인리의 법칙처럼 큰 사고 전에는 이상 징후들이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위기를 예방하는 것이 삶의 지혜다. 언제든지 누구라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음을 기억하면서.
작가는 "한 사람의 깊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는 낱말을 만나야 한다고", "그 말들을 찾아 소통을
시도해도 결국 만날 수 없는 마음도 있다"라고말한다.
"심리상담은 말에 마음을 정확하게 담아내기 위한 노력"이라며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온전한 도움을 주고자 애쓴 작가의삶의 궤적에서 '선한 영향력'을 떠올렸다.
매일 허덕이며 어쩔 수 없이 견뎌내야 하는 현실에서 숨을 천천히 내 쉴 수 있도록 호흡법을 알려준 작가의 손내밈을 잊지 않아야겠다.
주변을 보며 '경청', '공감', '소통'의 사전적 의미를 넘어 힘들어하는 이에게 마음을 기울이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