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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4]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by 모티
"나는 멋진 삶을 살았다고 전해주시오"
<임재성,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 p291>


우리는 불확실하며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다. 쳐나는 정보, 급변하는 유행, SNS 홍수 속에서 진정 중요한 을 놓친 채 허우적거리며 살아가기 쉽다. 물질은 풍족해졌지만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고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새로운 문제들은 많아졌다. 이처럼 혼돈 시대에 어떻게 중심을 잡고 살아갈 것인가? 내게 필요한 질문은 무엇인가?


누구나 한 번뿐인 인생, 즐겁고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하지만 일상의 번잡함과 삶의 무게 눌린 채 '나다움'과는 점 멀어진다. 해야 할 일과 여러 역할에 눌린 채 나이만 먹는지도 모른다. 정작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어떤 계기가 돼서야 겨우 묻게 된다. 옳은 방향을 찾고 싶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인간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 p13>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은 단순한 철학 해설서가 아니다.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의 난해한 철학적 가르침을 먼저 사색하여 순화된 언어로 풀어놓는다. 내면, 언어, 사유, 통찰, 의미를 테마로 36개의 소주제를 엮어 삶의 의미에 연결되도록 구성했다.

목차 및 구성
1장.(내면) 마흔,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2장.(언어) 어떻게 언어가 세계를 넓히는가?
3장.(사유) 얼마나 깊이 생각해야 하는가?
4장.(통찰) 언제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가?
5장.(의미) 어떤 인생이 의미가 있는가?



20세기 천재 철학자, 비트겐슈타인


마흔의 문턱에서 자신이 세운 철학의 기둥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길을 제시한 철학자가 있다. 철학사의 이단아, 전설적인 천재 철학자로 불리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오스트리아, 1889~1951)은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철학자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의 철학은 논리와 언어의 영역을 넘어 문학, 과학, 정치사상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엇보다 20세기 철학의 흐름을 바꾼 가장 독창적인 철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철학을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삶의 방식과 밀접하게 연결된 사유의 도구로 보았다. 초기 저서인 <논리-철학 논고>에서 그는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하라”라고 주장하며, 언어와 세계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설명했다. 이는 당시 유행하던 형이상학적이고 모호한 철학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후 그는 자신의 초기 사상을 수정하고, 후기작 <철학 탐구>에서는 언어를 단지 세계를 기술하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다양한 삶의 양식 속에서 쓰이는 실천적 행위로 보았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언어철학과 분석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문제의 본질은 혼란스러운 언어 사용에 있다’는 통찰을 통해 많은 철학적 난제를 새롭게 조명했다. 그는 철학이란 해답을 주기보다, 혼란을 맑게 하고 삶을 더 선명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작업이라 보았다. <출처 및 참고 : 네이버 검색, 위키백과 등 >


"나는 정말로 나다운 삶을 살았는가?


비트겐슈타인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나는 정말로 나다운 삶을 살았는가?"는 말을 남겼다. 삶의 의미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매일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마지막 순간이 결정된다고 강조다. 비트겐슈타인의 통찰은 단순히 새로운 사상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유하는 방식을 새롭게 하여 삶에 적용되도록 돕는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꿈으로써 보다 나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내한다.


이 책은 고리타분한 이론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묻게 한다. 여러 질문은 연스레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교세라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를 떠오르게 한다. "죽음을 맞이할 때는 현세에서 이룩한 지위와 명예는 물론이고, 재산도 모두 버린 채 오로지 영혼만 가지고 새로운 길을 떠나야 한다."면서 "인간으로 태어나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고 숭고한 영혼을 지니기 위해 노력한다."라는 가르침도 생각난다.


삶에는 즐거운 일보다 괴로운 일이 훨씬 더 많다. 우리는 인생이란 항해에서 수많은 고난의 파도를 헤쳐가며 살아간다. 역경이 찾아왔을 때 환경 탓, 남 탓보다 고난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부터 바꿔야지 않을까. 비트겐슈타인은 고난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았다. 세 형제가 잇달아 자살한 비극으로 극심한 우울에 시달렸다. 그 역시 삶을 포기하고 싶은 충동에서도 "오직 다시 일어서는 결단만이 절망을 넘어설 수 있는 길이다"라며 마지막까지 철학자로서,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죽기를 바랐다. 자신의 결점을 인정하며 마치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절망을 피해야 할 고통으로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계기로 삼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때, 마지막 순간까지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고 싶을 때는 먼저 그 길을 걸어가며 치열하게 살았던 거인의 발자취를 따라보면 어떨까.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에서 얻은 문장을 곱씹으며 사유의 힘을 길어야겠다. 진정한 사고는 속도가 아니라 깊이 있는 탐구에서 확장될 것이다. 흔들리는 삶에서 중심을 잡고 싶을 때, 좀 더 좋은 삶을 살고 싶다면 읽어 보는 것도 도움 될 것이다.


40대는 인생의 반환점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던 삶을 돌아보며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점검하는 시기다.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처럼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살라고. 그리고 흔들릴 때마다 비트겐슈타인이 제시한 다섯 가지 조언을 활용하라"라고 말한다.


첫째, 자신이 누구인지 먼저 물어라.

둘째, 언어를 정리하고 인생을 선명하게 밝혀라.

셋째, 문제의 근원을 마주하라.

넷째, 타인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생각으로 살아라. 다섯째, 삶의 의미를 찾아라.


인상 깊은 문장

1. 생의 좋은 시간들은 은혜로 감사히
누리고, 그렇지 않은 시간엔 삶에
대해 담담해지는 것이 좋다. <P43>

2.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다. <p73>

3. 생각은 세상을 향한 사다리가 되고
언어는 세상을 보는 창이 된다. <p79>

4. 책을 탐독하듯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P91>

5. 당신의 말은 허공에 흩어지는
바람인가? 아니면 깊이 뿌리내린
나무인가? <p103>

6. 머리에 들어온 모든 생각은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p233>

7. 깊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먼 길을
떠날 필요는 없다. 답은 언제나 당신이
서 있는 바로 그곳에 있다. <p237>

8. 행복이란 단순히 고통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무게를 감당하면서도
그 안에서 빛나는 순간들을
발견하는 능력이다. <p270>

9. 나는 정말로 나다운 삶을 살았는가?
<p292>

10.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멋진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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